[최영균의 인사이더] 연예인 야구계, 진정한 슈퍼스타즈 있다
OSEN 기자
발행 2006.04.17 14: 56

장동건의 묵직한 직구와 김승우의 부챗살 타격, 지진희의 허슬 플레이…야구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세계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회를 통해 숨은 강자였던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을 ‘월드 슈퍼스타즈’로 재발견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종사자로서 이를 보다 보니 연예인 야구계에 숨어 있는 진정한 ‘슈퍼스타즈’가 떠올랐다.
장동건 김승우 정우성 지진희 조인성 강동원 황정민 주진모 이종혁…한 자리에 있는 모습이 잘 상상되지 않는 슈퍼 스타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있다. 바로 연예인 야구팀 플레이보이즈 경기 날이다.
국내 굴지의 영화상 시상식에도 함께 참석시키기 힘든 톱A급 스타들이 즐비하다. 연예 관계자들은 이들을 ‘국가 행사에도 한꺼번에 모으기 힘든 스타들이 모인 팀’이라고 평한다. 적어도 한국 사람들에게는 이들의 이름값이 MLB의 뉴욕 양키스,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못지 않은 ‘지구 방위대’ 팀이라는 느낌을 갖게 만들 만하다.
하지만 이들은 여느 사회인 야구팀 선수들처럼 매 주말마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하나 둘씩 모여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린다. 톱스타의 고독하고 외로운 삶은 잠시 잊는다. 스타론의 시조 에드가 모랭이 부여한 스타의 반신(半神)적인 지위에서 잠시 벗어나 맘껏 실수하고 어린애처럼 기뻐하고 흙밭에 뒹굴며 땀을 흘린다.
플레이보이즈는 작년 8월 창단됐다. 몇 년 전부터 야구팀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던 김승우가 앞장서 조직했다. 두 달 연습 기간을 가진 후 지난 가을부터 팀을 나눠 경기를 벌이기 시작했다. 감독은 배우들에게 두루 신망이 있는 연기파 배우 공형진이 맡고 코치는 친분이 있던 전 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담당하고 있다.
스타의 지위를 벗고 평범한 야구 애호가로 돌아가다 보니 화면 속 이미지와는 다른 장면들이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국민 슈퍼스타’ 장동건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팀내 최고 강속구 투수다. 최근 팔상태가 좋지 않아 많이 던지지는 못하지만 아마추어로서는 빠른 110km 정도의 직구를 긴 팔로 뿌려댄다. 손이 크고 투구 포인트에서 손목 스냅도 좋아 종속이 빠른 공을 구사하는 스타일.
최고의 강타자는 코믹과 멜로 연기에 모두 일가견이 있는 김승우다. 대학 시절 체육과 출신답게 상황에 따라 교타자와 슬러거를 오가며 타구를 팀이 필요한 방향으로 보낸다. 댄디한 이미지의 지진희는 의외로 허슬 플레이어다. 수비나 주루 플레이 가리지 않고 몸을 날리는 투혼에 동료 스타들은 늘 박수를 보낸다.
평소의 이미지와 비슷한 플레이어도 있다. 정우성이다. 스크린상의 과묵한 이미지처럼 경기장에서도 말은 적다. 하지만 자기가 해야 할 임무는 철저히 하는 스타일이다. 멤버들은 팀을 스스로 ‘행운의 팀’이라 부른다. 작년 8월 창단 멤버인 황정민과 이종혁이 야구를 시작한 이후(?) 주전급 톱스타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황정민은 야구팀 참가 전 촬영했던 영화 '너는 내 운명'이 이후 각종 상을 휩쓸면서 영화계 섭외 1순위로 자리매김했고 이종혁은 조연을 거듭하며 연기력을 인정 받다가 최근 KBS 2TV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에 이어 방영 예정인 MBC TV 'Dr. 깽'의 주연을 연이어 맡고 있다.
플레이보이즈들은 세상 누구보다도 바쁜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더라도 외국에만 안 나가면 활동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야구장을 찾는다. 이처럼 소중히 여기는 시간을 맘껏 누리기 위해 연예인야구리그 같은 공개적인 활동은 하지 않는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몰려들 수많은 팬들로 인해 경기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스타들의 팀이기 때문이다. 온 국민의 시선과 화려한 조명 속에서 팽팽한 긴장을 느끼며 살아온 이들에게 ‘그들만의 리그’는 잠시나마 자연인으로 돌아가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값진 안식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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