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균의 인사이더] 병역특례에도 '순수-대중 예술' 차별이 있다
OSEN 기자
발행 2006.04.17 14: 59

‘임동혁 임동민은 군대를 안 가도 괜찮지만 비는 가야 된다?’.
지난 10일 열린 ‘한국연예음악산업 및 한류 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연예계 관계자들이 이 자리에 참석한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류 스타의 지속적 활동을 위한 병역 특례 제도’ 마련을 촉구, 관심을 모았다.
이로 인해 연예인에게 병역 특례 혜택을 주는 일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를 놓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논란이 한창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대중 문화 경시 풍조와 연결돼 있는 사안이기도 해 기본적으로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올림픽이나 각종 국제체육대회 수상자들과 마찬가지로 문화 예술 분야에도 병역 특례 제도가 있다. 병무청이 공개한 예술 체육 분야 공익근무 대상자 기준을 보면 ‘예술, 체육의 육성을 위해 병역 의무의 한 형태로 운영하는 제도로 문화관광부 장관 추천시 현역병 입영대상자라도 공익근무 요원 소집 대상자로 편입 가능’하다고 돼 있다.
문제는 대상자다.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경연대회 2위 이상, 국내 대회 1위 이상 입상자, 중요 무형문화재 5년 이상 전수교육이수자’로 돼 있다. 여기서 경연대회는 모두 클래식 음악 무용 등 고급 예술(예술의 경계가 사라지고 대중이 예술 향유의 주체가 된 시대에 심히 가당치 않은 표현이지만 설명의 편의를 위해 이번만 그냥 쓰기로 했다) 종사자 대상이다.
위의 기준만 놓고 보면 한국에서는 국가가 나서서 ‘대중 음악, 영화는 예술도 아니다’라고 하는 꼴이다. 연예인들은 아예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더욱 문제는 이 제도가 동아, 중앙 콩쿨 등 국내 대회 입상자들에게도 특혜 대상 자격을 준다는 것이다.
이 제도의 취지는 체육 분야의 올림픽, 세계 선수권 대회 수상자들처럼 해외에서 국위 선양하는 예술인들이 더욱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아무도 모를 국내 대회 입상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병무 당국은 만약 이에 대한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필자처럼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적극적인 대국민 설명과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쿨에서 피아니스트 임동혁 임동민 형제가 함께 3위로 입상했다. 이들에게는 병역 특례 혜택이 주어진다. 이들이 이룬 성과는 올림픽 메달과 견주어 부족함이 없는 것이기에 이는 합당한 처분이라 행각한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중국에서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호감 모드로 만들고 있는 비, 세븐 같은 한류스타 가수들은 동혁, 동민 형제에 비해 국가 기여도가 떨어질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한류스타에 대한 병역특례 기준이 빨리 마련되기를 바란다. 한류스타들이 국가 이미지 제고를 가속화하고 한류 머니를 더 많이 벌어들일 여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도 그러하지만 한국이 문화 예술 분야에서는 여전히 전근대 국가라는 사실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도 그러하다. 고급-대중 예술의 구분이 버젓이 새겨져 있는 한국의 병무 규정은 야만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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