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균의 인사이더]행동으로 '안티'서 벗어난 장나라
OSEN 기자
발행 2006.04.18 08: 56

중국 2집 음반으로 한국팬들과 ‘반짝’ 만남을 갖기 위해 일시 귀국한 장나라를 오랜만에 만났다(기 보다는 전화 통화만 몇 번 했다. 만나려고 했는데 ‘나라짱’이 너무 바빠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3년 전 처음 알게 됐던 때가 떠올라 “이제는 안티 별로 없지?”라고 물었다. 장나라는 “아니다. 아직도 좋은 말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3년 전 장나라는 ‘키덜트’ 신드롬을 일으키던 중이었다. 많은 팬이 보내는 뜨거운 애정 못지 않게 수많은 안티의 칼날이 장나라를 향해 번뜩거렸다. 워낙 강렬했던 그 분위기는 필자의 기억 속에 장나라에 대한 원초적인 이미지 중 하나로 여전히 각인돼 있다.
당시 장나라는 안티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대화를 하다 보면 안티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음을 이런저런 말들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아직도 안티가 있다’고 답을 하긴 했지만 이는 이전과는 다르게 들렸다. 겸손의 표현으로 전해졌지 전처럼 안티로 인해 힘겨워 하는 느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장나라를 여러 해 지켜보다 보니 안티 문화를 연예인이 자신의 진솔한 행동과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할 기회도 가졌다.
장나라의 안티는 3단계를 거치면서 크게 완화됐다. 첫째는 끝없이 이어지는 선행이다. 장나라가 처음 선행을 할 때는 안티들의 공격이 오히려 더 거세졌다.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선행을 한다는 비난을 제기했다.
하지만 몇 년간 국내는 물론 아시아, 그리고 북한을 넘나들며 몸으로 봉사하고 10억 원이 넘는 돈을 기부하자 안티들의 비난은 점점 힘을 잃었다. 단지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면 이렇게 오랜 기간 봉사 활동을 하고, 부자도 쉽게 내놓을 수 없는 거액을 쓰기는 힘들다는 것을 대중들이 인식했고 안티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선행에 임하는 장나라의 태도도 진솔했다. “내가 하는 착한 일은 모두 좋은 생각을 가지신 부모님 덕분이다”. “좋은 일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내 모습이 좀 어정쩡하다. 그건 함부로 어려운 분들 생활에 침입할 수가 없고 가까이 다가서다 상처를 주지 않을까 겁나기도 해서다. 동정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는 모습이 찍히기도 하더라”.
두번째 단계는 ‘진짜’ 중국 진출이다. 장나라는 1년 8개월 전부터 중국 활동에 나섰는데 일회성 이벤트가 대부분인 기존의 한류 스타들과는 좀 달랐다. 실제로 가서 살면서 한 번 프로모션 투어를 하는데 만도 두 달 가까이 걸리는 중국 활동을 중국 연예인들처럼 했다. 이 덕에 중국 연예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중국 생활은 외로움과의 싸움이다. 부모님이 함께 가기는 했지만 벗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속으로 삭여야 했다. 한 번은 새벽에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구해보다 친한 박경림의 모습을 보고는 그리움을 못 참아 해가 뜨자 마자 한국으로 달려왔다.
그 다음날 스케줄이 있어 돌아가야 했는데 하필 박경림은 그날 스키장으로 가버리고 서울에는 없는 상태. 인천공항에서 또 몇 시간을 달려 스키장에서 박경림을 잠깐 만나고 인천공항으로 돌아와 중국으로 돌아간 적도 있었다. 이렇게 중국 활동을 제대로 열심히 하는 모습은 장나라에 대한 많은 호감 모드의 댓글들이 인터넷 게시판을 채우게 만들었다.
작년 출연한 드라마 '웨딩'은 마지막 단계를 맡았다. 이 드라마는 10%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작품성을 인정 받았고 젊은 주부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특히 장나라는 철부지 처녀에서 결혼을 통해 주체로서의 여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잘 그려내 자신의 팬 집단에 많은 미시팬들을 가세시켰다. 열성적인 연기로 좋은 작품을 채워 새로운 팬층의 사랑을 이끌어 낸 것이다.
남성 연예인들의 경우 군입대 한 방으로 안티를 잠재운 사례도 있다. 하지만 대개는 안티에 대한 해결책도 잘 안 보이고 납득하기 힘든 비난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스타들이 많다.
장나라를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얻은 것을 꾸준히 베풀 줄 알고 임한 일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세상살이 원리다. 연예인도 똑같다. 진심과 열정은 안티를 넘어 적마저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KBS 드라마 '웨딩' 출연 당시의 장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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