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양의 스포츠카페] '월드컵 16강 병역 혜택'도 무시 못할 목표
OSEN 기자
발행 2006.06.10 09: 46

"후배들의 병역 혜택을 위해서 열심히 뛰겠습니다”(박찬호 서재응).
지난 3월 야구 최초의 월드컵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국대표팀의 고참 선수들은 ‘후배들을 위해서 기꺼이 희생하겠다’는 각오를 기회 있을 때마다 피력했다. 선배들인 이들부터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이자 후배들도 ‘목표의식’을 분명히하며 한국팀 선전에 앞장 섰다.
한국이 일본 미국을 연파하며 ‘4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것은 ‘병역 혜택’이라는 목표를 향해 똘똥 뭉친 덕도 무시할 수 없었다. 덕분에 병역미필자 후배들은 ‘야구 월드컵 4강에 들면 병역특례 혜택을 준다’는 시행령이 마련되면서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후배들의 병역 혜택을 위해서 열심히 뛰겠다며 앞장 섰던 선배들인 박찬호(33.샌디에이고) 서재응(29.LA 다저스) 등도 병역특례법의 수혜자였다. 박찬호와 서재응은 98 방콕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따는 데 일등공신으로 활약하고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던 주인공들이었다.
이 때문에 이들은 후배들도 자신들처럼 병역 혜택을 받으며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주려는 목표로 자신의 일처럼 열심히 뛰었던 것이다. 사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2년간의 병영 근무 대신 체육분야 공익근무요원으로 편입돼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은 금전적으로 따져도 ‘10억 원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게 야구계의 평가다.
그럼 오는 13일 토고전으로 월드컵를 시작하는 축구 대표팀은 어떤가.
이번 2006 독일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에서는 지난 3월 WBC때처럼 선배들이 후배들의 병역 혜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자는 격려가 아직은 공개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잇달은 병역 혜택이 논란이 되는 것을 꺼려하는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대표팀은 조용하다. 국민 여론을 감안해야 하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때 ‘16강 진출을 이루면 병역혜택을 준다’는 시행령이 만들어진 덕분에 다시 병역 혜택 여부를 거론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목표 의식을 심어주는 데는 ‘병역혜택’부분도 큰 요소임에 틀림없다. 어찌 보면 선수들에게는 16강 진출시 주어지는 포상금보다는 병역 혜택이 더 큰 보너스다.
현재 한국 대표팀에는 김용대 김영광 김동진 김진규 백지훈 이호 김두현 박주영 등 8명의 선수가 병역미필자들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하면 선배들처럼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은 지난 9일 훈련이 끝난 뒤 그라운드에 따로 모여 반드시 16강에 오르자며 '파이팅'을 외쳤다고 한다.
특히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는 박주영 등에게는 병역 혜택이 절실한 목표다. 2002 월드컵 멤버였던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이천수 등도 사실 당시 병역혜택 덕분에 자유롭게 해외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16강 진출 병역특례’의 수혜자인 이들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서 기꺼이 앞장서며 16강 진출을 독려해야할 시점이다. 목표 의식만큼 선수들의 대분발을 이끌어내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선후배가 한 목표로 똘똥 뭉쳐 열심히 뛰면 WBC때 야구 대표팀이 보여줬던 것처럼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야구에서는 오는 12월 도하 아시안게임에 목표 의식이 뚜렷한 병역미필자들을 중심으로 한 국가대표팀을 꾸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까지 하는 현실이다.
지난 4일 가나와의 평가전서 1-3으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이 어려운 것으로 많은 팬들이 점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2002 월드컵 수혜자인 선배들이 앞장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할 시점이다.
본사 스포츠취재팀장 sun@osen.co.kr
독일 레버쿠젠의 훈련장인 바이 아레나서 몸을 풀고 있는 태극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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