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깜짝 유망주’로 맹활약하고 있는 추신수(24)가 지난 26일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경기에서 역전 결승 2루타를 날려 팀이 4-2로 승리했다. 아쉬웠던 점은 이 2루타가 3루타로 될 수도 있었으나 앞 주자가 발이 느린 바람에 2루타로 변했고 ‘브레이크 없이 달리던’ 추신수는 아웃되는 불운을 겪었다. 5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추신수는 0-2로 뒤진 2회말 첫 타석에는 볼넷을 얻어 나간 다음 후속타자의 적시타로 한점을 만회하는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2-2 동점이던 3회말 1사 1, 3루에서 추신수는 11승 우완 투수 제러미 본더맨으로부터 1루 라인을 타고 빠지는 강습안타를 날렸다. 펜스까지 굴러간 이 타구를 우익수가 한 차례 더듬어 발빠른 추신수라면 당연히 3루타가 될 줄 알았으나 1루주자 빅토르 마르티네스가 발이 느려 홈에 뛰어들지 않고 3루에 머무는 바람에 추신수는 3루 바로 앞까지 달려갔다 런다운에 걸려 태그 아웃됐다. 마르티네스의 느린 발이 원망스러웠지만 폭주 기관차처럼 달린 추신수도 2루를 돌면서 베이스와 그라운드만 보면서 선행주자나 3루 코치를 보지 않고 냅다 달린 잘못을 저질렀다. 추신수가 2루에 멈추었으면 1사 2, 3루로 다득점 기회를 이어갈 수 있었다. 덕아웃에 들어온 추신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자신의 실수를 아쉬워했고 팀의 추가 득점 기회를 날린 데 미안한 눈치를 보였다. 그러나 다행이 후속타자가 적시타를 날려 마르티네스까지 홈인해 추신수는 다소나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미국 프로에 입단한 지 6년째이나 빅리그는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잠깐에 이어 이달부터 클리블랜드로 옮겨 한 달이 안되는 빅리거가 된 추신수로서는 메이저리그 판이 생소할 수밖에 없다. 앞뒤 가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추신수는 7일 디트로이트와 원정경기서는 생애 첫 도루를 시도하다 투수 견제구에 잡히기도 했다. 8회초 1사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전안타를 때리고 나간 추신수는 2루 도루를 감행했지만 지나치게 빨리 스타트를 끊는 바람에 투수 눈에 걸려 협살을 당하는 허무한 모습도 보였다. 결국 팀은 0-1로 패했다. 수비에서 빠른 발로 멋진 플레이를 보이는 추신수에게 팀에서 ‘추추 트레인(기관차)'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도루가 1개이고 도루를 하다 잡힌 것은 두 번이나 된다. 잽싼 모습과 부산한 몸놀림으로 상대방팀에 위협적인 추신수지만 아직은 메이저리그에서 도루나 주루플레이는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최고타자로 급상승한 롯데의 이대호(24)도 하루 전인 25일 경기에서 어이없는 주루플레이로 협살을 당했다. SK와 홈경기서 1-1로 팽팽한 7회말 1사후 4번 이대호는 우중간 담장 꼭대기에 맞는 통렬한 2루타를 날리고 나갔다. 5번 존갈은 유격수 땅볼을 때렸는데 이대호는 무리하게 3루로 달리다 유격수 이대수가 잡은 공을 1루에 던지지 않고 바로 3루수 정경배에게 던져 이대호는 협격 끝에 태그 아웃됐다. 2루주자는 후속 땅볼 때 반드시 자신의 뒤쪽으로 타구가 날아와야 3루로 달릴 수 있으나 존갈의 땅볼은 이대호가 자신의 다리 바로 앞으로 날아와 껑충 뛰면서 피하며 시간을 지체했던 타구였다. 입맛을 다시며 덕아웃으로 들어간 이대호는 면구스런 눈치를 보였는데 롯데는 9회말 2사 만루에서 신명철이 끝내기 적시타를 날려 2-1로 승리하자 1루주자로 나가있던 이대호는 선배 신명철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마구 두들기며 끌어안고 기뻐했다. 이대호와 함께 타격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택근(26.현대)도 올해 혜성처럼 나타나 타격 선두를 질주하는 불꽃 방망이 솜씨를 보이고 있지만 가끔 주루 플레이에서 엉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루주자로 나가 있다가 후속 타자의 날카로운 타구 때 타구 방향을 보지 않고 냅다 달리다 타구가 잡히는 통에 더블 플레이를 당하기도 하고 3루주자로 있으면서 땅볼 타구 때 무조건 홈으로 달리다 내야수의 홈송구에 의해 태그 아웃되는 사례도 있었다. 추신수 이대호 이택근의 공통점은 강타자로 자질을 갖추었고 두각을 나타낸 지 얼마 안돼 그라운드 전체를 보는 눈이 아직은 좁다는 점이다. 혹시 각각 부산고 경남고 경남상고 출신으로 공교롭게 모두 화끈한 '부산 사나이'여서 그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본사 편집인 chuni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