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초구에 승부 갈린 한국시리즈 1차전
OSEN 기자
발행 2006.10.21 20: 41

한국시리즈 1차전은 삼성의 막강한 투수력과 탄탄한 공격력이 지친 기색이 뚜렷한 한화에 4-0, 완승으로 끝났지만 양팀 타자들의 초구 공격이 승부를 갈랐다. 삼성이 3회말 박한이와 조동찬의 연속 적시타로 2-0으로 리드한 가운데 4회초 한화도 무사 만루의 최소한 동점 내지 역전 기회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한화가 선두타자 데이비스의 안타 후 김태균은 볼카운트 2-3에서 볼넷을 골라 찬스를 이어갔는데 허운 구심은 배영수의 낮은 코스 직구 스트라이크를 볼로 선언해 무사 1, 2루가 됐다. 배영수는 스트라이크가 아니냐는 제스처를 취하며 억울해 했다. 이어 이범호의 보내기번트 땅볼을 배영수가 잡으려다 놓쳐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이도형은 배영수의 빠른 직구 초구를 휘둘러 3루수쪽 땅볼을 때렸고 이 타구를 조동찬이 잡아 포수 진갑용에게 던져 3루주자를 포스아웃시킨 다음 1루수 김한수에게 송구해 더블플레이로 한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안타를 내주고 구심의 볼 판정에 심기가 불편해진 데다 보내기번트를 다시 안타로 만들어 주어 무사만루로 최대 위기를 맞으며 흔들린 배영수를 너무 쉽게 공략한 이도형의 초구 공격이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경기 후 “이도형에게 배영수의 몸쪽 공을 조심하라고 했는데 몸쪽 초구에 배트가 너무 빨리 나갔다. 땅볼 타구가 유격수쪽으로만 갔어도 괜찮았을텐데…”라면서 한탄했다. 선동렬 삼성 감독도 “4회초 무사만루 위기를 넘겨 확실히 이길 줄 알았다”고 밝혔는데 삼성은 5회말에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다가 돌아온 심정수가 한화의 류현진에 이어 구원 등판한 지연규로부터 초구를 공략해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날렸다. 류현진은 4회 이후 팔꿈치 통증으로 현저히 공의 위력이 떨어져 5회말 1사 1, 3루에서 자진해 강판했다. 여기서 심정수는 바뀐 투수 지연규의 초구를 노려쳐 좌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교체된 투수가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가운데로 던진 공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한화는 대량 득점 기회에서 초구에 서둘러 공격하다가 실패한 반면 삼성은 바뀐 투수의 초구를 제대로 공격해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을 올린 셈이다. 삼성은 탄탄한 전력으로 1차전을 승리하면서 초구 공격에 따른 타격과 수비의 안정감까지 얻어내 남은 경기에서 더욱 자신감 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됐다. 본사 편집인 chunip@osen.co.kr 배영수가 4회 무사 만루서 이도형을 병살타로 처리한 뒤 내야진에 한숨 돌렸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대구=손용호 기자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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