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드’에는 없고 ‘미드’에는 있는 것
OSEN 기자
발행 2007.05.02 08: 30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미국 드라마(이하 미드) 열풍이 불고 있다. 젊은 층 위주로 관심이 확산되는 현상을 전 국민적인 일처럼 호들갑 떠는 것은 다소 거북스럽다. 하지만 분명 수많은 파일 공유 사이트와 연예 관련 게시판에 미드에 대한 파일과 글이 끝없이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새로운 트렌드임은 부인하기 힘들다. 미드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는 한국 드라마(이하 한드)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양국 드라마 사이에 발생하는 규모와 완성도 수준의 격차를 따지는 것인데 이는 상당 부분, 제작비 규모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이라 한드를 너무 깎아 내릴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이미 미드와 한드 사이에는 수십 배 이상의 제작비 규모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미드에만 있는 것은 무엇일까. 최근 미국 방문 중 만났고 미드에서 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배우와 스태프의 이야기를 통해 촬영 현장을 중심으로 이를 정리해 본다. ▲회당 4500만 원(5만 달러)=최근 미드에는 다수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로스트’나 ‘히어로즈’ 같은 경우가 그렇다. 이중 가장 핵심을 이루는 주인공은 회당 10만 달러(약 9500만 원)를 넘게 받기도 하는데 ‘곁다리’ 주인공들도 회당 5만 달러는 받는다고 한다. 한국에서 이런 경우는 대개 회당 300~500만 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드는 시즌제이기 때문에 첫 해에는 회당 5000달러(450만 원)에서 시작해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 몇 년 후 5만 달러까지 오른다. 보통 일년에 한 시즌(24부작)씩 찍으니 이런 배우들은 연봉이 10억 원이 넘는 셈이다. ▲리허설 배우가 따로 있다=미드는 한드와 달리 리허설을 두 가지 버전으로 한다고 한다. 출연 배우가 직접 한 후 따로 고용된 리허설용 배우가 다시 리허설을 하고 그 동안 조명이나 카메라 위치를 잡는다. 리허설용 배우는 대사는 물론 어느 정도의 헤어 스타일링과 메이크업, 비슷한 의상을 출연배우에 맞춰서 준비한다. 출연 배우들에게도 이 과정은 도움이 많이 된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한 배우는 “리허설용 배우들이 리허설을 하는 것을 보면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된다. 다른 각도에서 내 캐릭터를 볼 수 있고 모르던 것을 알게 된다. 연기도 더 풍부해진다”라며 미드 시스템에 대해 감탄했다. ▲촬영장에는 가정교사가 있다=미드 촬영장에는 가정교사(tutor)가 대기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역배우들 때문이다. 미국 법이 학교 수업을 제대로 못 받을 경우 가정교사의 보충수업을 받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비용은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 낸다. 또한 아역배우들은 촬영 시간 준수 규정도 엄격해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찍게 할 수 없다. 이 밖에 철저한 안전 보장을 위해 촬영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 수가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다는 것을 비롯해 미드 촬영 현장은 한드에 비해 많은 장점들을 갖고 있다. 물론 열악한 한국 드라마 제작 현실에서는 생각해볼 의미도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미드가 이렇게 하는 것은 배우와 스태프가 최상의 환경에서 최고의 작품을 만들게 하기 위함이니 한드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최영균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절정에 있는 미국 배우 웬트워스 밀러. 사진은 지난 3월 방한행사 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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