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발 없는 말]오가사와라, 장훈 선배의 기록에 도전장
OSEN 기자
발행 2007.05.11 12: 12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3루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4)는 공에 대한 집착력이 아주 강한 타자로 각인 돼 있다. 방망이를 휘두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공의 궤적을 놓치지 않고 어느 각도에서나 스윙을 해대는 그의 타격은 일품이라고 할만하다.
오가사와라는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이었던 2006시즌에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고, 퍼시픽리그 홈런(32개), 타점(100개) 2관왕을 차지했다. 그 이전에도 오가사와라는 2000, 2001년 2년 연속 최다안타왕, 2002, 2003년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르는 등 퍼시픽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이룰 것을 어느정도 이루고, 그는 올해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한국야구팬들에게는 같은 요미우리 구단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31)과 더불어 이른바 ‘O-L포’를 구축해 더욱 잘 알려졌다. 오가사와라는 이승엽에게 왼손투수 대응법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줬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한 적도 있다.
오가사와라는 일본에 귀화한 재일동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5월7일에 발표된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 일본야구대표팀 후보선수(60명)로 1차 선발됐다. 한신 타이거스의 재일동포 가네모토 도모아키(39)가 출중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귀화인이 아니기 때문에 아예 후보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비교된다.
이변이 없다면, 그의 실력으로 볼 때 그는 최종 대표로 선발 될 것이다. 아마도 한국대표팀에는 위협적인 존재로 큰 우환거리가 될 수 있다. 일본, 대만과 올림픽 티켓을 다투어야할 한국으로선 그의 활약이 신경쓰이는 노릇이다.
오가사와라의 야구에 대한 집념과 근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는 타석에 들어서서 단 한 번도 허술하게 지나치는 것을 보지 못했다. 5월8일 한신 타이거스와의 고시엔 구장경기에서 오가사와라는 끈질김과 무서운 집념을 드러냈다. 4타석에서 무안타로 물러났던 오가사와라는 9회 초 마지막 5번째 타석에서 기어코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 덕분에 그는 지난 4월15일 야쿠르트 스왈로즈전부터 계속된 19게임 연속안타 기록을 한 게임 더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오가사와라는 9일과 10일 한신전에서 5타수 1안타, 4타수 2안타를 기록, 일본프로야구의 영웅 나가시마 시게오(요미우리 구단 종신 명예감독)가 1969년에 요미우리에서 세운 21게임 연속안타 기록을 가볍게 뛰어넘어 22게임 연속 안타행진을 이어갔다.
오가사와라의 눈 앞에 들어와 있는 역대 요미우리 타자 연속안타 기록은 왕정치(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의 25게임이다. 나아가 그의 대선배인 장훈이 1976년 요미우리에서 작성한 30게임 연속 안타도 넘보고 있다. 참고로 일본 최다기록은 1979년 다카하시 요시히코(당시 히로시마 카프 소속)의 33게임이고 한국은 2004년 박종호(삼성 라이온즈)의 39게임, 메이저리그는 조 디마지오의 56게임이다.
오가사와라는 10일 1회 1사 1루에서 한신 선발 후쿠하라로부터 중전안타를 뺏어내 22게임 연속 안타를 기록 한 뒤 “기록 따위는 내 머리 속에 없다. 오로지 출루하는데만 신경을 썼다”면서 “게임에 졌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말을 양미간을 찌푸리며했다고 가 전했다.
 
오가사와라는 “어쨋든 4번타순(이승엽)에 연결될 수 있도록치고 싶다”며 자신의 임무를 재확인했다. 10일 현재 그는 리그 타격 5위(151타수 49안타, 타율 .325), 최다안타 1위, 7홈런, 2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승엽, 니오카와 더불어 요미우리의 막강 중심타선을 형성하고 있는 그는 특히 도쿄돔구장 MVP 최다 수상자(5회)로도 알려져 있다.
도쿄돔은 1998년 건립 10주년을 기념해 해마다 시즌을 마친 다음 도쿄돔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니혼햄 파이터스의 선수들 가운데 그 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를 ‘도쿄돔 MVP’로 선정, 시상해 왔다. 오가사와라는 1999년부터 2003년가지 5년 연속 도쿄돔 MVP 수상자였다. 그의 연속 수상행진은 니혼햄이 2004년부터 삿포로로 연고지를 옮기는 바람에 더 이상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난 해에는 그 바통을 이승엽이 이어받아 첫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오가사와라가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게돼 팀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오가사와라, 그의 활약상을 이래저래 주시해 봐야할 또다른 이유이기도하다.
홍윤표 OSEN 대기자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