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아이&메모]와! 양준혁이 대표 후보로 뽑혔네!
OSEN 기자
발행 2007.05.29 13: 13

지난 4월에는 끼지 못했던 양준혁(38)이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 후보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위원장 윤동균)는 지난 달 올 시즌 개막 후 대표 후보 75명을 잠정적으로 선발했는데 당시에는 양준혁이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술위원회는 5월28일 오후 공식적인 1차 예비 엔트리 선발 회의를 갖고 박찬호(뉴욕 메츠) 등을 비롯한 해외파 7명과 연세대 투수 임창민 등 아마야구 선수 5명, 그리고 이종범(KIA) 등 국내 프로야구 선수 43명 등 총55명의 명단을 결정하면서 양준혁을 외야수 부문에 포함시켰습니다.
지난 달에는 1루수나 지명타자, 외야수 부문에 워낙 경쟁자가 많아 기술위원 10명 중 단 한 명도 양준혁을 추천하는 이가 없었으나 세월을 잊고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양준혁을 뽑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예전에 뛰었던 포지션 외야수 부문에 넣었습니다.
양준혁은 28일 현재 홈런 13개로 김태균(한화)과 함께 홈런더비 1위를 달리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양준혁은 1999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겸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예선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한국의 우승을 이끈 바 있었지만 그 후에는 대표팀에서 번번이 빠졌습니다.
1년 후배인 이종범(기아)을 비롯해 박재홍(34. SK), 이병규(33. LG), 김동주(31. 두산), 이승엽(31. 요미우리 자이언츠) 등이 단골로 드림팀에 뽑혔지만 양준혁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지난해 WBC에서 뽑히지 못했습니다.
내야수로 뽑히기에는 이승엽과 1루 포지션이 겹쳤고 외야수로 선정되기에는 후배들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에 '큰 경기에 약하다'는 고정관념이 작용했습니다.
이번에 1루수 또는 지명타자 후보로는 이승엽, 이대호(25. 롯데), 김태균(25. 한화), 이숭용(36. 현대) 등이 후보 명단에 올랐습니다.
한마디로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 맹타자들이 거의 몰려 있는 곳이 1루수와 지명타자 부문입니다. 이호준(31. SK)과 최근 귀국한 최희섭(28. 기아)이 빠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부문입니다.
이승엽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마쓰자카가 던진 일본팀을 연파하며 동메달 획득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지난 해 3월 WBC대회 때도 결정적인 한방을 잇따라 터뜨려 일본을 2연파하고 미국에도 이기는데 크게 공헌하는 등 빅게임에 강한 최고의 선수입니다. 요미우리에서 올해는 왼어깨와 왼엄지 부상을 입어 부진했지만 5월 하순부터 살아나기 시작해 대표팀 선발에서 이승엽을 제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야구인들은 입을 모읍니다.
이승엽은 대표팀 참가 여부에 대해 두 달 전 “그 때 가봐야 결정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그 때 컨디션이고 부상이 없어야한다”면서 “팀(요미우리)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10월 말까지 경기를 할 수 있어 좋으나 만일 팀이 올라가지 못하면 9월 말부터 경기가 없어 11월 말에 열리는 대만 대회까지 내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대표팀 참여가 쉽지 않은 현실적인 문제점을 들며 고민했습니다.
이승엽이 대표팀에 참가하면 1루수 후보와 지명타자 자리는 두 자리로 좁혀집니다. 현재 상황으로 봐서 차순위는 이대호와 김태균입니다.
이대호는 지난 해 타격 4관왕에 연말에 도하 아시안게임 때는 동메달에 그쳤지만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불방망이를 과시하며 대만과 일본전에서 맹활약하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더군다나 이대호는 올스타전 인기 투표에서도 단연 1위를 차지하며 최고의 인기 스타로 떠올라 그를 대표팀에서 배제한다는 것은 어려운 노릇입니다.
김태균은 지난 해 타격감이 좋지 않아 도하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못했으나 올 들어서는 이대호를 뺨칠만큼 불방망이를 터뜨리고 있습니다. 홈런 13개로 양준혁과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타점은 단연 선두를 질주하고 있어 예전의 ‘영양가’논란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숭용은 WBC대회 대표로 뽑히지는 않았지만 프로 14년째의 베테랑으로 꾸준하게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시즌 초반 4할대의 맹타를 기록하고 5월에도 타격 선두를 질주하고 있어 대표 선발에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오는 11월말 대만에서 거행될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에는 프로가 총 출동할 것으로 알려진 일본과 홈어드밴티지를 십분 살릴 대만을 비롯해 필리핀, 태국 등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우리와 일본, 대만의 3파전이 펼쳐지고 1위팀만 올림픽 본선에 출전할 수 있습니다. 2, 3위팀은 북미팀 등 8개팀이 내년 봄에 최종 예선을 벌여 그 가운데 3개팀이 올림픽 출전권을 얻습니다.
대만 예선에 출전할 선수 엔트리는 24명이어서 대표팀의 김경문(두산 감독) 사령탑과 선동렬(삼성 감독) 투수코치는 최종적으로는 투수를 9명 정도 선정할 예정입니다. 참가팀 중 일본, 대만과의 승부가 관건이어서 투수 숫자를 한두 명 줄여 출전할 방침입니다. 포수는 2명, 내야수는 8명, 외야수는 5명 가량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양준혁은 외야수로 돌려졌으나 이 부문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지 미지수입니다. 외야수로는11명이 선발됐는데 이병규(주니치), 추신수(클리블랜드), 박한이(삼성), 심정수(삼성), 송지만(현대), 이택근(현대), 이종범(KIA), 이종욱(두산), 장성호(기아), 배영섭(동국대) 등입니다.
1루수 자원이 넘치는 바람에 10년 연속 3할 타율에 도전하는 장성호(30. 기아)가 외야수로 도전하고 큰 경기에 강한 이종범이 발군의 수비 실력으로 선발되는 등 쟁쟁한 경쟁자가 즐비해 양준혁이 방망이 실력 하나 만으로 최종 명단에 뽑힐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윤동균 기술위원장은 “성적과 대표팀 공헌도를 고려했고 젊은 선수들을 배치해 신, 구 조화를 이루는 데도 신경썼다. 이번에 빠진 선수도 성적에 따라 다음 명단 발표 때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 위원장은 또 “장성호는 1루 요원이 많아 외야로 돌렸고 양준혁은 홈런 1위를 달리는 점을 감안해 외야수에 포함했다. 성적으로 뽑히기 어려운 이종범은 국제대회 경험, 김종국은 수비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최희섭은 성적이 없어 빠졌지만 홈런을 많이 친다면 다시 뽑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기술위원회는 후보군 55명을 출발선으로 시즌 성적을 반영해 매월 몇 명씩 탈락시키는 방법으로 9월 말 엔트리 35명을 발표하고 11월1일부터 잠실구장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거쳐 최종 24명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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