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패밀리 ‘무브먼트’, 음반 시장 강세의 이면
OSEN 기자
발행 2007.06.05 07: 49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힙합 패밀리 ‘무브먼트’가 음반시장에서 초강세다. 다이나믹듀오의 3집 새 음반이 5월 마지막 주 한터 음반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다이나믹듀오가 정상을 차지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힙합 패밀리 ‘무브먼트’는 네 번째 음반 1위를 기록했다. 올해초 바비킴을 필두로 에픽하이, 윤미래 등 무브먼트 식구들이 내놓는 음반들은 연이어 한터 음반차트에서 정상에 이름을 새겼다. 음반 차트 순위만 놓고 보면 올해는 무브먼트의 해가 될 듯하다. 그리고 앞으로 나올 무브먼트의 대장 타이거JK, 가장 대중적 친화력이 높은 은지원 등의 음반도 어떤 결과를 나을지 관심을 갖게 된다. 음반 시장 매출이 전체 음악 시장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져버린 지 한참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여전히 음반 매출은 그 가수의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음반 전체가 들을 만한 곡으로 채워져 있어야 음반이 팔리기 때문이다. 음악보다 가수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아이돌 가수들의 음반도 많이 팔리기는 하지만 한 곡씩 다운받을 수 있는 음원 시장이 대세가 된 현 상황에서 음반 판매량은 어떤 가수 음악의 완성도를 이전보다 훨씬 더 정확히 평가해주는 바로미터가 됐다. 무브먼트 대부분은 공중파 방송을 통한 홍보도 소극적이고 음악으로만 주로 승부해왔다. 여전히 마이너리티 분위기가 강한 이들이 차트 정상을 차지한 것은 외모 등 음악 외적 요소들로 가수의 인기가 결정되는 경향이 강했던 한국 가요계에 신선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브먼트의 음반 시장 강세는 다른 한 편으로는 한국 음악 시장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좀더 들여다 보면 무브먼트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은 과거 음반 차트 1위를 하지 못하던 시절이나 큰 변화가 없다. 10만장을 넘기는 에픽하이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3~5만장 수준 그대로다. 무브먼트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이 급증해 판매 차트 정상을 차지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음반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무브먼트 식구들이 반대급부로 솟아올라 보이는 것이다. 무브먼트 가수들의 음반 시장 강세는 그래서 기쁘고 아쉽다. 비주류였던 힙합 음악이 어찌됐든 차트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사실은 한국 음악 시장이 편협함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실이기에 환영할 일이지만 이면엔 음반 시장의 몰락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는 슬픈 일이다. 서구나 일본 등 음악산업의 선진국들도 대형음반체인인 타워레코드가 사라지는 등 음반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음원 시장은 약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쏠림 현상이 심하지는 않다. 그 이유는 그 나라들의 기술적인 측면이 한국보다 못해서가 아니다. 아직 MP3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주로 소비되는 디지털 음원의 음질 수준이 CD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원과 음반시장은 양립되는 것이 상식적으로 보이지만 한국은 그렇지가 못하다. 무브먼트의 음반시장 강세를 바라보는 마음은 그래서 복잡미묘하다. /최영균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다이나믹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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