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양파가 SBS 인기가요 뮤티즌송 1위에 올라 눈물을 쏟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양파의 6년 만의 복귀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올해 가요계는 부활의 한 해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어졌다. 한 번 인기가 사그라지면, 잠깐 잊혀지면, 가수가 쉽게 사라져 버리는 한국의 대중음악계에 드물게도 올해는 잇따라 성공적인 복귀 사례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양파 못지 않게 올해 초 화제를 모은 윤미래의 부활이 있었다. 4년 만에 음반을 발표한 윤미래도 음반 판매 1위를 기록하고 대중성과 음악성을 잘 버무린 음악으로 팬들로부터 ‘역시 윤미래’라는 평을 이끌어 냈다. 양파와 윤미래처럼 소속사와의 계약 문제로 음반 자체를 아예 발표하지 못하다가 드라마틱하게 컴백한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기찬의 경우도 있다. 이기찬은 2001년 ‘또 하나의 사랑은 가고’와 2002년 ‘감기’로 인기 발라드 가수로 올라섰지만 이후 발표하는 음반들이 큰 반향을 못 얻었다. 하지만 군입대 연령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심기일전 발표한 음반에서 ‘미인’이 올해 최고 히트 발라드 중 한 곡이 됐다. ‘미인’은 1996년 데뷔한 이기찬의 가수 인생 11년 중 가장 히트한 대표곡이 될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본의 아닌 공백을 가진 양파나 윤미래, 절치부심 끝에 재도약을 이룬 이기찬 모두 훈훈한 스토리이고 이런 사례가 더 많아 졌으면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이런저런 부활 중에 노장의 예는 왜 별로 없는가 하는 것이다. 1979년 첫 1위 곡을 기록한 이래 꾸준히 2000년대 들어서까지도 대히트곡을 내는 쿠와타 케이스케가 있는 일본, 산타나, 세르지오 멘데스 등 1960년대부터 활동한 레전드들이 블랙아이드피스 등 신세대 실력파 가수들과 공동 작업으로 시대를 멋지게 결합한 음반으로 대성공을 거두는 미국에 비해 한국의 레전드들은 너무도 가요계와 멀리 떨어져 있다. 이들 노장들은 물론 디너쇼, 공연, 밤무대 활동이나 극히 제한적인 TV(가요무대나 7080 음악 프로그램) 출연으로 활동은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대 가요 주 구매층을 사로잡는 히트곡을 내지는 못하는 것은 실로 아쉽기 그지 없다. 그나마 그룹 부활로 ‘부활’해 활발한 솔로 활동을 벌이는 이승철, 조PD의 ‘친구여’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인순이 정도가 있지만 너무 적다. 인순이의 성공 사례 이후 한국에도 신, 구 세대 가수들이 손을 잡는 시도가 늘었었다. 김도향이 데프콘 거미 김창렬 윈디시티와, 심수봉이 크라잉넛과, 송대관은 신지와, 장혜진은 바이브와 합동곡을 발표했다. 이중 장혜진 정도가 젊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대부분 젊은 층의 큰 반향을 얻지 못하자 이런 시도도 이제는 좀 뜸해졌다. 젊은 가수들과의 작업을 통해 노장 가수들이 부활하는 사례는 좀더 많아질 필요가 있다. 일단 노장 가수들이 수많은 시간을 통해 축적한 음악적 역량이 대중들의 관심 밖에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 노장 가수의 부활은 올드팬을 위해 이루어 졌으면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젊은 인기 가수들이 테크닉이 좋음에도 부족한 감성의 깊이, 음악적 개성, 맛깔 나는 창법 등을 현 가요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도 누려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노장 가수의 부활이 더 활발히 이뤄지기를 바란다. /최영균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왼쪽부터 양파 이기찬 윤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