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말부터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열릴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아시아 예선전의 대진표가 지난 27일 발표됐습니다. 국제야구연맹(IBAF)이 27일 발표한 예선전 일정에 따르면 한국은 12월 1일 오후 2시 홈팀 대만과 1차전을 벌이고 2일 오후 7시 일본과 2차전을 갖습니다. 홈팀 대만이나 프로가 총출동하는 일본은 버거운 상대인데 이들 두 팀과 잇달아 경기를 펼치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 부담이 큽니다. 지난해 카타르 도하에서 거행된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11월 30일 대만(2-4로 패퇴)과 첫 경기를 벌이고 다음날 12월 1일은 경기가 없는 날이어서 쉬었지만 그 다음 날 12월 2일 일본(7-10으로 역전패)과 경기를 갖고 동메달의 ‘굴욕’을 겪었습니다. 한국이 강팀과 연거푸 대결한 반면 대만과 일본은 필리핀, 중국 등 약팀과 경기를 중간중간에 펼쳐 체력 소모가 덜하고 정신적으로도 안정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베이징 올림픽 예선 일정도 그 때와 똑같이 우리가 대만-일본전을 잇따라 갖게 돼 힘겨운 데 비해 대만과 일본은 서로 대결하기 전에 필리핀, 태국, 파키스탄, 홍콩 등 약체로 구성된 B조의 1위팀과 맞붙을 계획이어서 부담감이 덜합니다. 한국은 예선 마지막 날인 3일 B조 1위팀과 최종전을 치르고 대만과 일본은 3일 마지막 경기를 갖습니다. 이렇게 한국에 불리하게 대진표가 짜여진 것은 이전에 열린 국제대회 성적을 반영하는 관례에 따라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우리가 3위에 그쳤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내흔 전 대한야구협회장이 아직은 아시아야구연맹 회장직에 재임하고 있는 마당에 이 같은 대진은 아쉽습니다. 올림픽 개최국 중국이 본선에 자동 출전하는 가운데 한국, 일본, 대만은 이번 예선전에서 1장의 본선 진출권을 놓고 대결합니다. 이 예선에서 2, 3위를 차지한 팀은 내년 3~4월 각 지역 예선에서 떨어진 8개국과 3장의 티켓을 건 마지막 플레이오프를 벌입니다. 한편 지난 1월 3개국 중 가장 먼저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선임한 일본은 오는 7월 6일 호시노 센이치(60) 대표팀 감독이 한국 대표팀의 전력을 탐색하기 위해 대규모 인원을 이끌고 방한합니다. 다부치 고이지 수석코치, 야마모토 고지 타격코치, 오노 유타카 투수코치와 전력분석 요원 3명, 히라타 미노루 일본야구기구(NPB) 홍보부장 등 12명과 일본 기자 등 무려 70명이 3박4일 일정으로 찾아옵니다. 이들은 도착 당일 대구에서 두산-삼성전, 7일과 8일엔 잠실에서 한화-LG전, 인천 문학구장에서 두산-SK전을 관전합니다. 호시노 감독은 이미 지난 4월부터 전력분석 요원을 한국과 대만에 파견해 일찌감치 준비에 나섰습니다. 일본야구기구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 받은 결과입니다. 일본의 조사단은 지난 4월 말부터 부산과 잠실구장 등 4개구장에서 한두 명도 아닌 3명으로 조를 짜 우리 선수들을 수시로 체크했습니다. 일본의 원로 야구인들도 12명의 조사단과 동행해 우리 선수들을 관찰했습니다. 반면에 우리 대표팀을 관장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개국 중 가장 늦은 지난 3월에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선임하고 4월에는 지원본부를 발족했습니다. 일본이 전력분석 요원이나 조사단을 대규모로 운영하고 한국과 대만에 파견하는 등 발빠르게 가동시킨데 비해 우리는 전력분석위원을 유남호 전 기아 감독과 조범현 전 SK 감독 2명만을 선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말 대만에 두 위원이 가서 오는 11월 말에 열릴 경기장과 숙소 등을 살펴보는 데 그쳤습니다. 조범현 위원이 최근 기아의 배터리 코치로 발탁돼 전력분석위원도 한 자리가 공석이 됐습니다. 이에 KBO는 전 빙그레 내야수 출신인 김수길(44) 씨를 후임으로 선임할 예정입니다. KBO가 이렇게 일본에 비해 베이징 올림픽 예선 준비에 미흡한 이유는 경비를 절약하려는 의도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야구인들은 “도하의 치욕을 또 맛볼 수는 없다. 일본의 총력전을 구경만 할 것인가”라면서 KBO의 대폭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중계 방송 해설로 기술위원직을 제대로 소화 못해 전력분석에 참여하기 어려운 허구연, 김성한, 이순철 위원들의 빈 시간을 활용해 일본과 대만의 전력을 정밀하게 탐색해야 하고 전담 전력분석위원 숫자를 투수, 타격, 수비 등 3 분야로 나누어 6명 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지난 3월 30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서 벌어진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센트럴리그 개막전서 일본 대표팀 트레이닝복 차림의 호시노 감독이 금색 공으로 시구하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