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김경문-선동렬 감독, 대표선임 입김 논란
OSEN 기자
발행 2007.08.25 13: 41

오는 12월 1일 대만에서 열릴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이 석 달 가량 남았습니다. 일본과 대만을 반드시 이기고 1위를 차지해야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어 대표 선수 선발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경문 감독(두산 감독)과 선동렬 투수코치(삼성 감독)가 선수 선발을 놓고 구체적으로 선수 이름을 거명하며 최종 선발 여부를 일찌감치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본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월 15일 1차 이사회에서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위원회를 신설하고 명단을 확정했습니다. 신설된 기술위원회는 윤동균 전 OB 감독이 기술위원장으로 선임되었고 이희수 전 한화 감독, 우용득 전 롯데 감독, 유남호 전 KIA 감독, 허구연 전 청보 감독, 유승안 전 한화 감독, 김성한 전 KIA 감독, 조범현 전 SK 감독, 이순철 전 LG 감독 등 총 9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 중 조범현 위원은 KIA 배터리 코치로 옮겨 8명의 기술위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감독 출신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및 국가대표 전력 증강을 위한 방안 연구, 전력 분석 및 지원, 지도자 교육 아카데미 및 교육리그 개최 등을 담당할 예정이며 특히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 출전할 선수 선발을 맡기로 했습니다. 기술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대표팀 후보 52명씩을 매달 선정해 발표하고 최종적으로 10월 말에 발표되는 예비 엔트리 33명과 훈련 파트너인 상비군 15명을 김경문 감독과 선동렬 투수코치와 함께 협의해 뽑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11월1일부터 열흘 동안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12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 2주 동안 전지 훈련 캠프를 펼칩니다. 매달 말에 선정되는 예비 엔트리나 최종 엔트리는 기술위원회에서만 선발키로 한 것인데 김경문 감독과 선동렬 투수코치가 지난 봄부터 누구누구를 거론하고 누가 최종적으로 뽑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기술위원회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술위원회 위원들을 만나거나 KBO 관계자들에게 선수를 평가하고 상대방 전력탐색에 힘을 써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선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닙니다.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대표팀 투수진이나 타선에 대한 전반적인 견해나 해외파의 합류를 요구하는 정도로 그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또 김경문-선동렬 코칭스태프가 국내 선수들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명하며 선발 여부를 따지면 기술위원들에게 부담을 줄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거명된 국내선수들에게는 실망감이나 반발을 살 수도 있습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8월 21일 잠실경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박찬호(휴스턴 산하 트리플 A 라운드록 소속)를 대표팀 엔트리에 넣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 연패를 하는 박찬호가 예전 같지 않은 기량을 보이고 있지만 그의 경험을 높이 사면서 “단기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김 감독은 ‘대표팀에서 불러준다면 태극마크를 달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박찬호에 대해 “지금 찬호 처지에서 그렇게 마음먹기가 쉽지 않는데 그런 뜻을 밝혀주니 반가울 뿐이다. 당연히 부를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빅리그 100승 투수’의 경험이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 때문입니다. 김 감독은 또 두 달 남짓 부상 공백을 딛고 최근 복귀, 트리플 A 버펄로(클리블랜드 산하)에서 지명타자와 좌익수로 번갈아 출전하고 있는 추신수에 대해선 변함없는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추신수는 반드시 데려가겠다”고 일찌감치 그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내기도 했던 김 감독은 현재까지 팔꿈치 부상이 완쾌되지 않아 수비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에도 “(수비가 안 되더라도) 대만, 일본전에서 방망이만 펑펑 쳐주면 된다”면서 대표팀 엔트리 한 자리를 맡기겠다는 뜻을 또 한번 밝혔습니다. 발빠르고 도전적인 추신수에 대한 믿음 때문인데 국내 외야수 중에도 추신수와 같은 왼손 강타자가 넘쳐나고 발빠른 선수도 있는 마당에 추신수의 최종 선발을 장담하는 발언을 털어놓는 것은 외야수 자리 5개에서 한 자리를 제외해 더 좁아진 자리경쟁을 벌여야 하는 국내선수들에겐 씁쓸함을 안길 것입니다. 선동렬 삼성 감독도 지난 16일 미국프로야구에서 방출 대기 통보를 받은 김병현(28)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그래도 김병현은 대만을 꺾기 위해 꼭 필요한 선수”라고 밝혔습니다. 선 감독은 또 “왼손 투수가 문제다. 좌타자가 많은 일본을 상대하려면 5회까지 1점으로 막아줄 수 있는 좌투수가 절대적인데 류현진(한화)의 구위가 지난해만 못하고 장원삼(현대), 장원준(롯데)도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지만 베테랑 일본 타선을 맞아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리고 선 감독은 “프로야구가 끝난 후에도 계속 대표팀을 구성하고 작전을 짜는 데 골머리를 앓게 생겼다”며 웃어 넘겼습니다. 그렇습니다. 김경문 감독이나 선동렬 감독은 올림픽 선수 엔트리에 신경쓰기보다는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에 총력을 기울이는 게 차라리 낫습니다. 대표선수 예비 엔트리는 시월 말까지 기술위원회에서 전담할 것이니까 말입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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