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팀타율 1, 2위 현대-롯데와 지구 1위 애리조나의 다른 점
OSEN 기자
발행 2007.08.29 13: 14

야구를 흔히 ‘데이터(기록) 스포츠’라고도 하고 누구는 ‘멘털(정신력) 스포츠’라고 부릅니다. 타격 성적이 좋으면 당연히 팀 성적도 좋아야 하는데 올 시즌은 그렇지 않은 게 야구인 것을 보면 아무래도 ‘멘탈 스포츠’라고 정의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 메이저리그나 2007 정규 시즌은 한 달 가량 남았습니다. 우리는 SK가 1위를 거의 확정지어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머지 팀들의 관심은 어느 팀이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 조금이라도 휴식 기간을 갖느냐인데 두산과 삼성, 한화 등 세 팀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8월 28일 현재 2위 두산은 삼성에 2게임 차로 앞서 있고 삼성은 한화에 0.5게임 차로 3위에 올라 있습니다. 두산이 유리하지만 남은 경기수가 17경기로 적은 반면 삼성은 20게임, 한화는 22게임이나 남아 있어 마지막 투혼을 발휘하면 한화도 2위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2위 자리 싸움보다 더 치열한 게 4강 진출입니다. 두산과 삼성, 한화 세 팀이 유리한 위치를 점령하고 있으나 현재 5위 LG와 6위 롯데도 만만치 않습니다. LG는 4위 한화에 1게임반차이며 롯데는 LG와는 4게임, 한화와는 5게임반이어서 남은 18경기에서 12승 이상을 거두면 ‘가을에 야구를 하자’는 기적을 이룰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현재 팀 타율 1위가 팀 성적 7위인 현대(2할7푼4리)이고 팀 타율 2위는 팀 성적 6위인 롯데(2할7푼)라는 사실입니다. 팀 평균자책점은 현대가 팀 성적과 똑 같은 7위(4.46)이고 롯데도 팀 성적과 같은 6위(4.10)를 기록하고 있어 팀 성적에서 가장 중요한 게 투수력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망이가 8개팀 중 가장 좋은 현대와 롯데가 팀 성적을 올리지 못한 것은 타선의 집중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잘 때리는 타자들이 많은데도 이를 요소요소에 활용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또 타율이 좋은 타자들이라해도 점수를 낼 기회에는 득점타를 때리지 못하고 후속타가 이어지지 못하는 결점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대와 롯데의 중심타자들의 분발과 코칭스태프의 적절한 선수 기용이 따라야 내년에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는 현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1위를 달리고 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위, LA 다저스가 3위, 콜로라도 로키스가 4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5위를 마크하고 있는데 팀당 30게임 가량이 남은 현재 1위부터 4위까지 게임 차가 6게임 반으로 좁혀져 있어 언제 순위가 뒤바뀔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애리조나에 샌디에이고는 2게임, LA 다저스는 5게임 반 차로 떨어져 있어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1위 애리조나가 팀 득점 순위는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중 28위로 형편없는 득점력을 갖고도 서부지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애리조나는 팀 득점이 132게임에서 557점을 기록한 반면에 실점은 591점을 기록해 득점이 적으면서도 지구 1위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팀입니다. 애리조나의 타선은 크리스 영, 올랜도 허드슨, 에릭 번스, 코너 잭슨 등이 이끌고 있는데 영이 홈런 28개, 번스가 홈런 18개를 날리고 있으나 팀에 3할타자가 한 명도 없습니다. 팀 타율이 무지하게 약한데 비해 팀 평균 자책점은 30개팀 중 10위(4.08)로 투수진은 괜찮은 편입니다. 그러나 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30개팀 중 샌디에이고는 1위(3.58), LA 다저스는 4위(3.99), 샌프란시스코는 6위(4.04)를 달리고 있어 득점력이 강하고 마운드도 우세한 팀을 앞서고 있는 애리조나의 팀 성적 1위가 위태로우면서 신기하게 여겨집니다. 애리조나 투수진은 브랜든 웹(14승8패), 덕 데이비스(11승11패), 리반 에르난데스(9승8패), 토니 페냐(5승2패) 등이 이끌고 얼마 전까지 최고의 좌완이었던 랜디 존슨은 부상으로 4승3패, 방어율 3.81에 그치고 있어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김병현이 2002년에 세웠던 팀내 최다 세이브(36세이브) 기록을 지난 8월 17일에 깨뜨리면서 41세이브(1승4패)를 수립한 최고의 마무리 호세 발베르데가 큰 몫을 하며 팀이 선두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애리조나는 2004년 11월에 팀을 맡은 밥 멜빈(47) 감독이 커크 깁슨 벤치 코치와 브라이언 프라이스 투수코치 등과 조화를 잘 이룬 결과라고 현지에서 평가하고 있습니다. 팀 타율, 평균자책점 등 데이터보다도 팀내 분위기를 잘 이끌고 선수 기용을 적절히 하는 팀이 야구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는 모양입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