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발 없는 말]홍보전문 LG 김영수 사장의 의미 있는 변신
OSEN 기자
발행 2007.09.14 10: 26

프로야구 8개 구단에는 4명의 홍보 전문 사장이 있다. 한화 이글스 이경재(60), LG 트윈스 김영수(57), 두산 베어스 김진(54), SK 와이번스 신영철(52) 사장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수십년간 그룹의 최일선에서 홍보맨으로 누비고 다녔던 인물이다. 이경재 사장은 한화, 김영수 사장은 LG, 김진 사장은 두산, 신영철 사장은 SK텔레콤에서 홍보 전선을 주름잡았다. 이들에 대한 야구장 안팎의 시각은 기대반 우려반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막상 이들이 야구단 CEO로 자리잡은 이후 나타난 변화는 홍보전문가 답게 구단 경영에 빈틈이 별로 없이 치밀함을 보임과 아울러 한결같이 마케팅 우선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LG 구단 김영수 사장은 최근 팀 개혁과 재건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LG 성골맨’인 김재박(53) 감독을 내세워 팀 성적 향상에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었고, 무엇보다도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 구단 수익증대에 박차를 가했다.
작년 10월23일, 김재박 감독을 제 8대 사령탑으로 임명할 당시 김 사장은 “힘있고 깨끗한 멋진 경기로 ‘신바람 야구’를 부활시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김 사장의 기대는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김재박 효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LG 구단이 선수단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이다.
김 사장은 ‘팬 최우선, 마케팅 우선’의 구단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관중 편의 도모는 LG 구단 직원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김사장에게서 들어온 말이다. 올해 잠실구장 LG 홈경기 때는 유난히 오전에 비가 온후 오후에 날이 갠 적이 많았다. 그런 날이면 LG 구단은 직원들은 물론 아르바이트 요원까지 동원, 모든 좌석을 일일이 스펀지로 물기를 닦아내는 정성을 기울였다.
관중의 흐름도 이제는 여성과 가족단위로 바뀌고 있는 만큼 이같은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안쓸 수가 없는 것이다. 잠실구장 주차장 시설관리는 구단측으로선 눈에 거슬리고 불만스러운 부분이 많다. 경기 후 관중들이 나갈 때 질서요원들이 제대로 정리를 안해줘 LG 구단측에서 직접 나서서 정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김영수 사장은 “우리가 배워야할 곳은 메이저리그가 아니라 3A 등 마이너리그”라고 말한다. 김 사장은 올 시즌 도중 마이너리그 구장을 보고 왔다. 그가 충격을 받은 것은 생각밖으로 마이너리그 관중이 많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스타도 없는데, 어떻게 그런 관중이 모여들까’하는 점을 김 사장은 곱씹어봤다고 한다. 2만명 이상의 많은 관중이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진지하고 아기자기한 플레이에 매료되고 한껏 즐기는 것이 그네들의 관전풍토.
‘고객을 최대한 편안하게 모시기’를 주창하는 김 사장은 궁극적으로, 그리고 빠른 시일 안에 독자적인 구장 확보가 구단 수익 증대의 지름길이라고 믿는다.
그는 “현재 잠실구장을 두산과 공동으로 임대 운영하다보니 펜스 단축 문제 등 여러 가지 껄끄러운 일이 많이 생긴다”며 구장을 따로 확보하는 방안을 놓고 심사숙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올해 90만 명 관중을 목표로 한 LG는 9월14일 현재 86만여 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이같은 관중은 IMF 사태가 터진 1997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이다. LG가 로드맵대로 부족한 2%(선수들의 근성)를 채우고 개혁에 성공한다면, 내년 시즌 관중 100만 명 돌파로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홍윤표 OSEN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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