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46) MBC ESPN 야구 해설위원의 독설(?)이 포스트시즌을 맞아 더욱 불을 뿜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비난 해설’, ‘대쪽 마이크’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는 이순철 해설위원이 10월 4일 열성 팬의 성원으로 최고의 선풍을 일으킨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삼성-롯데전을 해설을 맡았습니다. 이순철 위원은 그 날 전보다 훨씬 강한 톤으로 선수와 구단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거침없이 밝혀 시청자들의 가려움증을 풀어주고 즐겁게했습니다. “저건 차라리 아웃 시키는 게 나을 거예요” “올해 정수근 선수가 비교적 잘 했으나 내년을 위해서, 후배 선수들을 위해서 더 다이나믹하게 움직여야죠.” -1회말 롯데의 1번타자 정수근이 튀어오르며 느리게 굴러가는 2루수 앞 땅볼을 때리고 천천히 1루로 뛰어갔으나 세이프됐습니다. 2루수 이여상이 달려나와 타구를 잡으려다 한차례 놓치고 다시 잡아 던졌지만 살았습니다. 정수근은 아마도 아웃될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전력질주를 하지 않은 모양인데 이순철 위원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은 좋지 않다며 뼈있는 농담을 한 것입니다. 지난 봄에는 정수근(30)의 모습을 보고 “나이도 젊은데 노는 건 다음에…”라고 말해 긍정적인 반응과 너무 지나치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순철 위원도 해태 선수 시절에는 땅볼 타구가 내야수 정면으로 가면 천천히 뛰어 상당한 비난을 받은 바 있어 아이러니컬 합니다. “리드를 너무 적게 해요. 내년에 롯데를 이끌 선수인데 저렇게 소극적이면 안되죠.” -2번타자 이승화가 1회말 1루수 실책으로 1루에 나간 다음 베이스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자 이순철 위원은 왕년(1991년과 92년)의 도루왕답게 주자는 다음 베이스로 가기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리드를 많이 해야 한다며 충고했습니다. -그 직후 이승화가 4번 이대호 타석 풀카운트에서 도루를 시도하다가 태그 아웃 돼 한명제 캐스터가 “정말 도루하다 쉽게 잡혔네요”라며 추켜 세우자 이순철 위원은 “한발 앞서 아웃됐지만 반쯤 가다가 아웃 된 것과 같아요”라고 이승화에게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주문했습니다. “근래 모처럼 좌익수를 맡고 있는데 수비하면서 타격도 하는 어려움이 어떤 지도 알아야 해요.” -2회말 롯데 페레스의 높은 타구를 삼성 양준혁이 빗속에서 하늘을 쳐다보며 왼쪽으로 천천히 이동하다가 낙하 지점을 잘못 판단해 황급히 두어 걸음 쫓아가 간신히 포구하며 아웃 시키자 주로 지명타자로 뛰었던 양준혁에게 한마디. “저건 양준혁 선수가 콜을 하고 받았어야죠. 유격수 강명구 선수가 더 열심히 쫓아갔는데 아마도 양준혁 선수의 수비가 문제가 있으니까 그런 모양입니다.” -3회말 정수근의 빗맞은 플라이가 좌익수 양준혁과 중견수, 유격수 중간 지점에 떨어져 안타로 변한데 대해 양준혁의 수비가 문제가 있다며 아쉬움을 표명. “저렇게 앉아 있는데 그러면 안되죠. 왜 강병철 감독이 자기를 빼버렸는지를 알아야 하고 심각하게 생각해 다음에는 그런 타격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제가 이런 쓴소리를 하는 것을 제발 듣고 누가 가서 그 선수에게 이야기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롯데의 9번타자 겸 유격수 이원석이 3회말 무사 1루에서 초구에 유격수 병살타를 때려 곧바로 박기혁과 교체되고 덕아웃에 돌아가 동료들과 웃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무사 1루, 더구나 앞 타자가 수비 에러로 살아나갔을 때는 초구에 타격을 하는 게 아니라며. “그렇죠. 저렇게 손목 위주의 타격보다는 겨드랑이를 붙이고 몸을 돌려 그대로 쭉 뻗어쳐야 홈런이 나옵니다.” -4회말 롯데의 선두 3번타자 박현승이 브라운의 몸쪽 낮은 공을 노려 멋지게 우월 솔로홈런을 날리자 평소 “한국 타자들은 하나같이 손목을 위주로 하는 일본식 타격을 하는데 이것은 과거 지도자들이 잘못 가르친 탓이다”는 지론을 강조하며. 5회말 1사 후 8번타자 박남섭이 또 브라운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날리자 같은 내용을 거듭 강조하며 손목 위주의 타법을 벗어나야 한다고 열을 올렸습니다. 두 선수의 홈런 순간 타격 자세 슬로비디오를 무려 5차례나 보여주면서. “롯데 팬, 부산 팬들이 올해 대단한 응원을 해주셔서 야구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런데 ‘가을에 야구하자’는 소망이 사라진 것에 대해 선수들의 근성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는 제가 볼 때 롯데 선수들의 근성이 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야구는 근성만 가지고 되지 않습니다. 기술력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전에 감독으로 재직하던 LG 트윈스 선수들을 포함해 사정없이 선수들에게 시정해야할 점 등 쓴소리를 뱉던 이순철 위원이 롯데 선수단한테만은 옹호하는 발언을 해 의외였습니다. “외국에 선수 두어 명 보내는 것보다는 단체로 보내야 합니다. 한두 명 파견해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좋지만 단체로 가서 많은 연습경기를 벌이는 게 훨씬 기술력을 향상 시킬 것입니다.” -한명제 캐스터가 롯데 구단이 외국에 2명의 선수를 파견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그 동안 투자에 인식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고 있는 롯데 구단의 보다 많은 투자를 바라는 견해를 전달. 롯데는 강영식과 허준혁 2명을 10월 2일부터 1월 11일까지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참가 시켰습니다. 해설을 하면서 자신이 선수 생활을 했던 기아의 선수들을 호의적으로 자주 표현해 ‘편파 해설’이란 비난도 받는 이순철 해설위원이지만 예전의 해설에 비해 보다 살아있고 시청자를 미소 짓도록 만드는 것은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