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룡 교체시기가 늦어 패한 것 같다" . SK는 지난 23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6-3으로 패해 홈인 문학구장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2연패를 당했습니다. SK 김성근 감독은 1차전과 같이 이날 경기 후 인터뷰서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이 선수 기용과 작전에서 잘못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어느 대목이 잘못됐는지 인터뷰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승부처는.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1차전이 끝난 후 분위기에 익숙해졌다고 했는데 2차전은. ▲선수들은 잘했는데 벤치가 잘못한 것 같다. 선수교체 타이밍이라든지. -보내기번트를 대야 했던 상황(2-2 동점인 3회말 무사 1루 때)서 왜 강공으로 갔나. ▲다음 타자를 못 믿은 게 아니라 이진영을 믿은 것이다. 야구는 결과니까 선택한 내가 잘못이다. -채병룡 교체 타이밍이 잘못된 것에 대해. ▲6회초 톱타자부터 바꿔야 하는데 채병용이가 기가 살아 있어서 가만 뒀다. 근데 채병룡이 몸쪽에 던지려던 공이 김동주에게 맞은 게... 컨트롤 미스가 아쉬웠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3-3 동점 상황에서 두산 이대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순간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이대수는 6회초 2사 2,3루에서 SK 선발 채병룡을 상대로 균형을 무너뜨리는 2타점 중전안타를 터뜨렸습니다. 약간 빗맞은 플라이였는데 중견수 김강민이 달려나와 슬라이딩을 하며 잡으려다 간발의 차이로 놓친 안타였습니다. 이 순간 아쉬웠던 점은 중견수가 조금 더 앞으로 나와서 수비를 했더라면 잡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이대수는 장타력이 있는 선수가 아닙니다. 또 2사에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있었다면 당연히 외야수는 전진수비를 펼쳤어야 하는 게 일반적인 야구 수비의 기본입니다. 가장 ‘데이터 야구’를 중시하는 김성근 감독이 그 순간 왜 중견수를 정상적인 위치에 놔두어 빗맞은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 주었는지 의문입니다. 군산상고 출신의 이대수는 지난 2002년 SK에 입단해 올해 4월 29일 두산의 나주환과 맞트레이드된 선수로 올 타격 성적이 타율 2할5푼2리에 홈런 3개, 3루타 1개, 2루타 14개, 장타율 3할3푼2리로 그다지 장타력이 있는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친정팀 SK에는 유달리 강한 모습을 보여 트레이드 되고 한 달 여 지난 6월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초 2사 2루에서 마무리 정대현으로부터 결승타를 빼앗아 팀에 6-5 역전승을 선사했습니다. 그리고 6월 16일에도 2회에 결승타를 뽑아 리오스의 통산 5번째 완봉승을 도왔습니다. 이대수는 "친정팀인 SK에는 정말 미안하다. 그렇다고 양보할 수는 없었다" 면서 "SK를 만나면 아무래도 더 집중하게 된다" 고 밝혔습니다. 한화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다리를 다친 이대수는 전날 한국시리즈 1차전에는 출장하지 못했지만 이날은 경기에 내보내달라고 코칭스태프를 졸라 선발 출장해 첫 번째와 두번째 타석은 범타로 물러났지만 3번째 타석에서 채병룡을 상대로 속칭 ‘바가지 안타’를 뽑아낸 것입니다. 이대수가 혹 장타력이 있다 해도 6회에 3-3 동점 상황이면 외야 수비는 앞으로 배치하는 게 원칙인데 중견수 김강민을 앞으로 당기지 않은 것은 김성근 감독답지 않은 수비 선택이었습니다. 또 6회초 채병룡이 첫 타자 고영민에게 안타를 맞고 김동주를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하면서 두 선수는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가는 신경전이 벌어졌는데 채병룡을 교체하지 않은 것도 평소의 김성근 감독 스타일로 보면 이상할 정도입니다. 채병룡은 올해 28경기에 출장해 11승8패, 평균자책점 2.84의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렸으나 한 경기 평균 투구 이닝은 5이닝이 겨우 넘었습니다. 그런데 6회 들어 안타를 맞고 몸에 맞는 볼을 던지는데도 마운드를 맡겼다는 것은 참으로 ‘김성근 야구’답지 않은 경기 운영이었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연승한 팀이 우승할 확률은 100%입니다. 벼랑 끝에 몰린 김성근 감독이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주목됩니다. 21일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두산이 기세도 세고, 좋은 팀이라 7차전까지 가지 않을까 보고 있다. 매 경기 익사이팅한 경기가 이어질 것 같다. 실수하는 팀이 떨어지니까 최대한 줄이면 우리에게 승기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비췄습니다. 야구 전문가들의 예상이 두산의 우세를 점친다고 하자 “여태까지 전문가들 얘기 중 맞은 것 있나. 그렇게 신경 안 쓰고 있다. 두산과의 정규 시즌 최종 3연전은 서로 총력전이었는데 우리가 2승 1패로 앞섰다. 경기 감각이 문제인데 7차전까지 있으니까 첫 경기를 놓쳐도 준비 과정이라 본다. 그렇게 걱정스럽게 여기지 않는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성근 감독이 보스턴 레드삭스의 테리 프랑코나 감독처럼 3연패 후 4연승(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연패 후 3연승(2007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의 기적을 일구어낼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