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일년 치 일어날 사고가 지난 한 주 다 일어난 느낌이다. 박철-옥소리 스타 부부의 이혼으로 시작하더니 바로 성시경이 ‘유승준’과 ‘연예인과 공인’ 발언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이어 이효리 국민연금 체납이 잠깐 화제가 되더니 마침내 아이비 동영상 협박 건이 터지면서 한 주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연예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가장 뉴스 폭발력이 큰 3대 이슈로 ‘이혼’ ‘병역’ ‘동영상’이 꼽히는데 성시경의 유승준 발언도 병역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 만큼 가장 굵직한 사건이 모두 일어난 한 주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매니지먼트 종사자들은 농반진반으로 ‘옥소리를 성시경이 구했고 성시경을 이효리가 돕더니 아이비가 이효리를 건져냈다’는 말들을 한다. 이는 연예계 종사자들만이 느끼는 ‘대체재의 법칙’ 때문이다. 흔히 매니지먼트 종사자들은 연예인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 어떤 또 다른 사고가 앞선 사고를 덮어줄까를 관심을 갖고 바라본다. 즉, 연예계에서 일어난 악재는 다른 악재에 의해서만이 해결된다(가려진다)는 생각이다. 연예계 사건, 사고는 여러 사건이 동시에 똑 같은 관심을 얻으면서 진행되지 않는다. 다른 사건이 발생하면 이전 사건은 마치 발생하지도 않은 듯 잊혀져 버린다. 대중의 관심은 가장 최근 발생한 한 사건으로만 쏠린다, 정치나 사회 경제 등 다른 분야도 어느 정도 그런 특성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연예계가 가장 심하다. 실제로 과거 자신이 매니지먼트 하는 연예인이 사고를 저질러 수습에 한창이던 매니저가 “뭐 다른 연예인 사고 일어날 기미가 없나”고 물어온 적이 있었다. 다른 연예인 사고가 나야 자신의 연예인이 비난과 관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란 얘기인데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그 이의 직업이 연예인을 관리하는 일인 것을 고려하면 절실하게 들린 것도 사실이다. 결국 지난 한 주 연예계에서 사건, 사고가 맞물리는 과정에서 사건 당사자들 중 이익을 본 이는 박철-옥소리, 성시경, 이효리이고 손해를 본 것은 아이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눈을 밖으로 돌리면 또 다른 피해자들도 보인다. 서태지와 원더걸스다. 서태지의 4년만의 복귀와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던 원더걸스의 ‘텔미’ 열풍이 사고들로 인해 쏠리던 관심이 다소 꺾였다. 물론 서태지의 경우 그 위상으로 볼 때 조만간 다시 뜨거운 관심을 회복하겠지만 어찌됐든 힘찬 출발에 태클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다. 연예계의 악재는 잘 나가는 다른 연예인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올해 초 정다빈 유니 등 잇따른 연예인 사망 사건으로 연예계가 암흑으로 변했을 때다. 그에 앞서 새 음반을 발표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던 한 가수가 지인에게 ‘정다빈도 죽고 유니도 죽고 내 음반도 죽어버렸다’고 씁쓸히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 가수는 동료 연예인의 죽음이 안타깝지만 홍수처럼 쏟아지는 그 관련기사 보도에 묻혀 자신의 음반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는 것도 정말 괴로웠을 것이다. 연예계의 사건, 사고는 대중들에게 흥미거리지만 동종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다양한 손익 계산을 발생시킨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옥소리 성시경 이효리 아이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