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를 지지한 연예인들로 인해 한 주간 연예계가 꽤 시끄러웠다. 잡음이 발생한 가장 주요한 이유는 단체로 지지를 표명하는 과정에서 몇몇 연예인들이 ‘지지 표명 아니다’라고 반박하거나 지지를 철회하는 등 매끄럽지 못한 일 진행 때문으로 봐야 옳을 것 같다. 사실 어떤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 권리지만 한국에서 연예인들의 특정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들이 지지한 후보가 낙선할 경우 연예 활동이 어려워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탄압이 있다고 주장하는 연예인들도 꽤 있었다. 그보다는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해 아직까지는 거부감을 보이는 한국 대중들의 태도가 더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정치 참여, 대선 후보 지지는 지금 보다 더 활성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 연예인들 역시, 국민 누구나 그렇듯이 자신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정치적인 의사를 표명하고 이를 실현 시켜 줄 대선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특히 일부 톱 연예인들의 화려한 삶에 가려 있어 그렇지 연예계에도 정치 참여를 통해 풀어야 할 개선 과제들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대중들의 거부감 없이 연예인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 즉 연예인이 연예 활동과 정치 활동을 원활하게 병행할 수 있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까지 꽤 많은 연예인이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그 중 전반적으로 대중들의 별다른 거부감 없이 연예 활동과 자신의 정치적 견해 표명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는 드문 경우가 있다. 바로 배우 권해효가 그렇다. 권해효의 정치 참여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지지를 하고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되 자신의 지지 후보가 당선된 이후에는 그 후보의 정권에서 정치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하나라면 또 한 가지는 지지 이전과 이후 꾸준히 사회 참여를 해왔다는 것이다. 2002년 대선 당시 현 노무현 대통령 지지 의사를 표시했지만 이후 노무현 정권이 들어섰을 때 지지 연예인들 중 일부는 정권에 적극 참여했지만 권해효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정권 참여 연예인을 비판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자신들이 대선 이전부터 이상적으로 생각해 왔던 과업을 이루기 위해 정부 또는 유관단체에서 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 대중들이 연예인의 정치인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연예인이라는 본업과 정치 참여라는 두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권해효의 방식이 현재의 한국적 현실에서는 더 바람직한 답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사회를 위해 꾸준히 일해 온 경력이 있으면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대중들의 거부감은 더 줄어든다. 권해효는 노무현 후보 지지 이전부터, 그리고 당선 이후에도 쉼 없이 비정규직 여성 차별,자본으로부터의 언론 독립, 재외 동포, 동물 보호 문제 등 수 많은 영역에서 사회 참여 활동을 펼쳤다. 그렇기에 노무현이라는 특정 대선 후보 지지도 자신이 걸어왔고 걸어갈 길의 일부로 자연스러워 보였다. 반면 이번 연예인 한나라당 후보 단체 지지를 비판하는 이들 중에는 BBK 검찰 수사 결과발표 직후였던 지지 시점을 이유로 이번 지지를 ‘유력 후보에 대한 줄서기’로 규정하고 눈을 흘기는 이들도 꽤 있다. 즉 꾸준히 자신이 속한 영역과 세상의 발전을 위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사적 이익을 위해 순간적으로 움직인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이다. 사실 미국의 유명 연예인들이 정치 참여를 활발히 시도하는 것도 꼭 이를 수용하는 미국 대중들의 정치 의식이 높아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들 연예인들 중 상당수가 특정 후보 지지 이전에 이미 일상 생활로 많은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고 미국 대중들은 그런 활동과 특정 후보 지지를 연결시켜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결국 권해효의 사례와 이번 한나라당 대선 후보 지지 연예인들의 해프닝에서 한국 연예인들이 배워야 할 것은 다음과 같아 보인다. 연예인도 대선 후보 지지를 비롯, 정치에 적극 참여해 자신의 권리를 찾고 지키는 것은 좋다. 다만 이런 지지를 하고 싶으면 평소 사회의 다른 어려운 이들을 위한 활동도 열심히 하자. 그리고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면 다시 자신의 본업으로 돌아가자. 그게 현재의 한국에서 연예인이 연예 활동과 정치 참여를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길로 보인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연예인 정치 참여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권해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