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6년 만에 발표한 유희열의 토이 6집이 음반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늘 예외의 인물인 서태지는 제외하자. 그러고 나면 1990년대 가수가 제대로 된 음반 판매량 정상에 오른 일이 있었을까. MP3가 음악 감상 방법의 대세가 된 최근 몇 년간 처음 있는 일로 여겨진다. 물론 이승철 신승훈 이승환 김동률 이적 이소라 등 90년대 ‘슈퍼 아티스트’들이 한두 차트에서 순간 1위를 차지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음반 판매량 1위라고 힘주어 말하기에는 부족한 성적이었다. 토이의 이번 새 음반처럼 모든 음반 판매량 관련 차트를 압도하는 명실상부한 정상은 사실상 실종됐었다. 이번 토이의 음반 판매량 1위는 실로 오랜만에 30대 가요팬들이 가요에 관심을 갖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번 토이 6집은 심한 양극화를 보여주고 있다. 음반 판매 차트를 지배하고 있는 시점에, 10, 20대가 이용자의 주류를 이루는 각종 음원 차트에서는 타이틀곡 ‘뜨거운 안녕’ 등 수록곡이 톱20에도 오르지 못했다. 토이 음반에 참여한 10대의 윤하는 ‘토이가 누군지도 모르고 있다가 참여했다’는 에피소드로 화제가 되고 있는 판이다. 실제 음반 판매량을 움직이는 것은 토이와 20대를 함께 보낸, 그래서 지금은 30대가 된 팬들이 대다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30대 가요팬들은 분열돼 있었다. 시대의 흐름에 발빠르게 적응한 이들이 있다. 음원 중심의 가요계로 투항해 최신 히트곡을 노래방에서 열창하고 컬러링을 다운로드 받으면서 10,20대처럼 음악을 소비하는 30대가 있다. 반면 자신의 20대 시절 그랬듯이 여전히 음악은 단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음반의 형태로 보유하고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려는 30대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시대의 변화와, 자신과 감수성이 맞는 90년대 아티스트들의 새 음악이 이제는 감성의 울림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가요를 멀리해 왔다. 이번 토이 음반 판매량의 돌풍은 이런 ‘완소음악파’ 30대가 음반 구매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가요를 향한 열정은 어느 순간부터 잦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감수성이 맞고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음악에 굶주려 있던 이들을 토이 6집은 다시 가요계로 불러 들였다. 토이 음반 한 장으로 가요를 떠나 있던 30대가 가요계로 복귀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동안 꺼졌던, 좀처럼 되살리기 힘들었던 불씨를 토이가 살려낸 것만은 틀림없다. 다른 90년대 가수들도 이번 토이의 음악을, 마케팅을 벤치마킹해 불씨를 이어갈 수 있는 길을 찾기를 희망한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