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아이&메모]"홍성흔, 포수로 얼마든지 뛸 수 있다"
OSEN 기자
발행 2007.12.18 12: 01

두산 베어스의 간판 스타인 홍성흔(30)이 최근 트레이드를 자청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이 홍성흔에게 포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으로 옮겨 타자로 활동할 것을 요구한데 대해 본인은 포수로 계속 뛸 수 있는 다른 구단으로 옮겨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홍성흔은 자신은 외야수나 1루수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다며 포수로 뛰다가 은퇴할 계획이고 다른 구단으로 옮겨 주면 경합을 해서라도 포수 자리를 유지하고 싶다고 밝힙니다. 그는 트레이드 요청 사실이 알려진 후 잔류를 바라는 팬들이 많은 데 대해 “두산 팬들께 너무 죄송하지만 나로서도 다른 방법이 없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 트레이드를 재차 원하고 두산 잔류설을 부인했습니다.
한편 지난 14일 미국으로 휴가차 떠나기 직전 김경문(49) 감독은 홍성흔이 포수가 아닌 타자로 변화를 주는게 좋다고 조언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트레이드를 받아들여 구단 프런트가 알아서 처리할 것이라고 당초 포지션 변경 방침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OB 베어스 창단 멤버로 박철순과 배터리를 이루어 팀을 원년에 우승시키는 등 포수로서 일가견이 있는 김경문 감독인만큼 홍성흔의 상태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프로 9년째의 홍성흔에게 타자로 전향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홍성흔의 도루저지율이 낮아지면서 김경문 감독이 걱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도루저지율이 3할5푼6리-3할7푼5리-3할3푼3리-3할3푼8리로 중상위권이던 게 2005년에는 2할7푼9리로 2할대로 떨어졌고 2006년엔 2할9푼2리이었으나 올해는 가끔 마스크를 쓰면서 1할대인 1할9푼5리(허용 33개, 저지 8개)로 더 떨어졌습니다.
올해 급격히 도루저지율이 추락한 것은 2006 시즌을 마치고 발목과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후유증으로 제대로 송구를 하지 못해서인데 홍성흔은 최근 “수술 받아 통증이 남아있었던 팔꿈치와 어깨도 이제는 다 나아 던지는 데 자신을 갖게 됐다”며 상태가 좋아졌음을 알렸습니다.
그래도 김경문 감독은 홍성흔이 포수가 아닌 타자로 뛸 것을 바라고 있는데 외부에서는 홍성이 부상에 시달렸지만 나이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포수로 뛰어도 좋다는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어 홍성흔의 진로가 더 한층 관심을 모읍니다.
한일은행-해병대-공군-한일은행에서 뛰며 왕년의 대표팀 주전 포수이었고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이었던 우용득(57) 한국야구위원회 기술위원은 홍성흔의 트레이드 요청에 대해 “아무래도 홍성흔이 김경문 감독의 포지션 변경 방침에 대해 마음이 맞지 않았고 속으로는 섭섭했던 모양”이라며 “그러나 홍성흔은 부상만 어느 정도 극복하면 계속 포수 자리를 훌륭히 소화할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진단했습니다.
우용득 위원은 “김경문 감독은 그동안 홍성흔이 부상이 잦아 제대로 포수 자리를 지키지 못한 데 대해 마음 고생을 했던 것 같다. 어차피 새 멤버로 포수 자리를 유지할 방침을 정했다면 서로 기분 좋게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는 게 좋다”면서 “ KIA나 한화가 포수가 약해 원할 것 같고 SK도 가능성이 있는데 워낙 빅카드이다보니 트레이드에 변수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우용득 위원은 “홍성흔은 그동안 무릎과 팔 등 부상이 잦아 고생했지만 어느 정도 치료가 됐다면 앞으로 3년 이상 충분히 뛰어난 포수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신 무장이 잘 된 선수여서 회복이 빠를 것”이라며 “만일 다른 팀으로 간다면 본인이 각오를 단단히 할 것이기 때문에 기회가 더 좋다”고 내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 위원은 “홍성흔이 여기저기 부상으로 고생했던 것은 그동안 야구장 외에 연예계 친구들과도 잦은 만남을 갖느라 훈련이 부족했고 자기 몸관리를 제대로 안해서 생긴 결과로 보인다”는 견해도 덧붙였습니다.
한일은행을 거쳐 MBC 청룡-빙그레 이글스에서 10년간 포수로 활약하고 한화 이글스의 감독을 지낸 유승안(51) 한국야구위원회 기술위원은 “홍성흔은 포수로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는 선수이고 앞으로 4~5년은 잘 뛸 선수”라고 진단했습니다.
유승안 위원은 “나도 36살까지 포수로 뛰었는데 홍성흔은 너무 열심히 하려다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극복하기는 쉬운 편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만일 트레이드가 된다면 예상 이상으로 홍성흔이 빠른 회복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유 위원은 “홍성흔이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은 김경문 두산 감독의 선수 운영 방침과 맞지 않아서라고 보는데 예전의 스승이었던 김인식 한화 감독과 선수 지휘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 모양”이라고 갈등의 요인을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중앙고-경희대를 거친 홍성흔은 99년 OB에 입단해 김인식 감독과 함께 2003년 시즌까지 5년간 지내고 김경문 감독과는 이제까지 4년간 함께 생활해 왔습니다.
홍성흔에 대한 ‘2007 스카우팅 노트북(OSEN 기획, 박선양 기자 집필)'을 보면 '작년 시즌에는 주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팀의 상승세를 주도했으나 잦은 부상과 기복이 심한 타격으로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고 분석했습니다. 2007 시즌은 '발목과 팔꿈치 수술로 준비 기간이 짧아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어 안타깝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타격은 노림수 타격에 능하고 밀어치는 데 강하지만 투스트라이크 이후 유인구에 약하다고 밝히고 수비는 빠르지 않은 모션이지만 정확성이 좋은 편이고 타자를 교란시키는 리드가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박노준-장원구 씨가 지은‘2007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홍성흔을 가리켜 ‘포수로서의 리드 능력, 강력한 타격에 잘 생긴 용모까지 모든 면에서 Mr. 두산으로 손색이 없다. 통산 도루 저지율은 0.323으로 중위권 수준이나 내야 수비진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고 콜 플레이는 단연 압권이고 파울 플라이는 아주 잘 잡아내며 번트 수비와 홈에서의 블로킹 능력도 좋다’고 분석했습니다.
홍성흔이 포수로 계속 활동해도 잘할 수 있다는 견해가 만만치 않아 신진선수를 잘 키우고 있는 김경문 감독이지만 홍성흔의 트레이드는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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