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가요계, 희망의 히트상품 베스트 5
OSEN 기자
발행 2007.12.23 09: 18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가요계의 경기 하락 곡선은 2007년에도 여전히 고개를 들 줄 몰랐다. 음반 판매량은 쉬지 않고 줄어 들고 있다. 음원이 대세인 시장이라지만 유통을 담당하는 이동통신사들이 수익의 과반 이상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음원으로 돈 벌었다는 가요 제작자나 가수는 만나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2007년은 지난 몇 년간의 가요계와는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 지난 해까지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대 어둠이 계속됐지만 올해는 어려운 와중에도 히트곡을 발표한 가수들 중에는 노래의 성공 이상의 희망의 빛을 보여준 가수들이 상당했다는 점이 그러하다. 2007년, 노래도 성공하고 가요의 미래도 다시 말할 수 있게 해준 기특한 가수들을 살펴 본다. ▲빅뱅 : 2007년 수많은 아이돌, 즉 어린 가수들이 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아이돌 시대의 부활이라는 평도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이 예쁘장한 소년 소녀들을 보면서 가수의 음악성은 철저히 배제된 채 스타성에만 의존하는 아이돌 가수의 시대가 다시 온다는 것이 가요의 발전에 과연 도움이 될지 의문은 계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아이돌 중 하나로 여겨지던 빅뱅은 자작곡 ‘거짓말’로 한국 가요계를 평정해버렸다. 어린 가수들이지만 창작능력을 갖추고 대중을 매혹시킬 줄 아는 흡인력을 지닌 음악을 만들어낸 이들 덕에 또 다시 도래한 아이돌 가수의 시대가 그리 어두워 보이지 않는다. ▲윤하 : 근 몇 년간 가요계에는 데뷔와 함께 스타로 떠오르는 거물 신인 가수가 별로 배출되지 않았다. 종종 등장하더라도 가수의 능력과 매력에 의해서라기 보다 거대 기획사의 마케팅 전략과 실행력으로 스타가 되다 보니 이런 가수들에게서는 스타 가수라면 당연히 뿜어져 나와야 할 카리스마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한 소녀가 2007년 초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를 번뜩였다. 윤하라는 이 가수는 귀여운 외모지만 노래에 관객을 압도하는 힘과 호소력이 있었다. 만들어지지 않고 자생적으로 거물 신인이 된, 외모나 노래 모두 맑고 강력한 이 신인에게서 바람직한 가요의 미래가 보인다. ▲박진영 : 원더걸스가 아니라 박진영이다. 열심히 한 원더걸스 소녀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텔미’ 열풍은 온전히 박진영의 공으로 남아야 한다. 온 국민을 중독시킨 멜로디의 프로듀서이고 텔미 댄스 UCC로 인터넷 세상을 뒤흔든 뛰어난 마케터였기 때문이다. 박진영은 실로 오랜만에 가요가 한국을 ‘들었다 놓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칭찬받을 만하다. 2003년 이효리의 ’10 minutes’ 이후로 어떤 한 곡의 가요가 온 국민의 관심을 받는 상황이 오랫동안 사라졌다가 다시 부활한 것이다. 박진영은 ‘가요의 힘’을 되살려 가요계의 부활을 꿈꾸게 했다. ▲토이 : 토이 6집이 나오기 전에는 가요계에 ‘CD 구매 시대는 끝났다’와 ‘1990년대 가수는 이제 과거의 가수다’는 말이 정설이 돼 있었다. 하지만 유희열은 6년 만에 들고 나온 6집으로 이 두 부정적 인식을 모두 폐기처분 해 버렸다. 여전히 CD가, 1990년대 가수가 살아있게 만들었다는 말은 가요가 감상 방식이나 음악적 성격에서 편협해지는 문제를 막아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아가 10, 20대가 주도하는 가요 시장에 30, 40대, 그 이상의 연령층도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이기도 하다. ▲임정희 : 사실 가수의 ‘미국 시장 진출’ 기사는 그 동안 참 많았다. 하지만 미국의 음악 시장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별 의미 없는, 한국내 홍보를 위한 미국발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축구로 치자면 3,4부 리그 팀에 연습생 정도로 들어간 선수가 유럽 빅리그 진출이라 외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미국 팝시장의 힙합 거물 아웃캐스트(빅보이)와 미국 시장 진출 계약을 맺은 임정희는 달랐다. 물론 아직 음반을 내놓지 않았고 또 음반을 준비할 때까지 언어 문제 등 극복해야 할 일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임정희는 아웃캐스트와의 계약으로 인해 빌보드 메인 차트에 한국인 최초로 가수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정말 있는’ 가수가 됐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임정희 박진영 윤하 빅뱅 유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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