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간판스타 이대호(25)는 요즘 정신없이 바쁩니다.
“정말 시즌 때보다 바쁩니다. 그러나 팬들이 얼마나 고맙고 힘이 되는 존재임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대호는 12월 23일 팬클럽 회원 30여 명과 함께 부산 금정구 장전동의 신망애 치매전문 요양원을 방문, 5명의 노인들에게 목욕 봉사와 식사를 거들고 노인들과 함께 실내 볼링게임과 장기자랑을 벌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이대호는 ‘텔미 댄스’를 선보이며 박상철의 ‘자옥아’를 열창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1차 예선을 대만에서 마치고 12월 4일에 귀국한 이래 이대호는 줄이은 시상식 및 연말 행사에 몸이 파김치가 될 정도입니다.
‘직장인의 날’ 이벤트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21일 오후 금호석유화학 고무영업팀과 우리들 병원 심사지원팀을 방문했습니다. 롯데 구단이 마련한 이 행사는 직장인들의 명함을 추첨하여 당첨된 직장인이 좋아하는 선수가 해당 직장을 직접 방문하는 이벤트입니다.
이날 이대호는 손민한과 정수근, 하영철 롯데구단 대표이사와 함께 부산시청도 방문해 4,300여만 원 상당의 유소년 야구발전기금과 쌀 1만 100kg를 허남식 부산광역시장에게 기탁하기도 했습니다.
이대호는 또 이번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받은 상금으로 연탄 1만장을 구입해 지난 15일 팬들과 함께 부산시 범일동 일대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배달했습니다.
그리고 이대호는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하려고 지난 20일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김내과 해운대종합검진센터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결과 아주 좋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위내시경 검사, 혈압 체크 등 다양한 검진을 한 김두섭 원장은 “위장 상태도 좋고 대장내시경 검사에도 아무런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다른 검사 결과도 매우 양호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대호는 지난 22일 요즘 유행하는 독감에 걸려 다시 한번 병원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대호는 전화 통화에서 “사람들이 많은 곳을 자주 다녀서인지 감기, 몸살이 왔고 편도선염이 생겨 괴롭습니다”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힘들어 했습니다.
하지만 이대호는 23일 활기찬 모습으로 신망애 요양원을 방문해 “지난해처럼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직접 와서 봉사를 하게 돼 무척 행복합니다. 8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납니다. 매년 요양원 방문 행사를 할 계획입니다"고 밝혔습니다. 이대호는 신망애 요양원에 지난해 1000만 원 상당의 의료기구를 기증했습니다.
행사를 마친 이대호는 “그동안 잦은 대외 활동으로 몸관리에 많이 소홀했습니다”며 “모교(경남고)에서 러닝 위주의 훈련을 실시하며 내년 준비에 들어가겠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이대호의 지난 해와 올해 국내 성적을 보면 대단합니다. 그러나 12월 초 베이징 올림픽 1차 예선에서는 죽을 쒔습니다.
♦ 2006 정규 시즌= 타율 3할3푼6리(1위) 최다안타 149개(2위) 홈런 26개(1위) 타점 88점(1위) 장타율 5할7푼1리(1위) 출루율 4할9리(4위)
♦ 2007 정규 시즌= 타율 3할3푼5리(3위) 최다안타 139개(공동 4위) 홈런 29개(공동 2위) 타점 87점(공동 2위) 장타율 6할(1위) 출루율 4할5푼3리(3위) 고의볼넷 25개(1위)
♦ 베이징 올림픽 평가전= 10경기, 타율 4할4푼5리, 1홈런
♦ 베이징 올림픽 대만 및 일본전= 2경기, 6타수 무안타, 사구 2개, 병살타 1개
대만 올림픽 1차 예선에서 부진했던 이유를 이대호는 “제가 너무 욕심을 냈기 때문입니다”면서 아쉬워합니다. 그는 “올 시즌에는 계속된 출장으로 잠시 허리가 아팠던 적이 있었지만 상당히 컨디션이 좋았습니다”고 말하고 “대만에 가서도 몸상태가 아주 좋아 자신이 넘쳤죠. 그런데 너무 욕심을 내다보니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 타격을 망쳤습니다”고 밝힙니다.
아마 이대호는 지난 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비록 대만과 일본에 패했지만 당시는 우리 대표팀 선수 중 일본전 스리런 홈런 등 최고의 타력을 과시했고 대만에 가기 직전 일본 오키나와에서 벌인 평가전에서도 좋은 방망이 솜씨를 과시해 자신감이 넘쳤을 것입니다.
거기다가 일본 대표팀의 호시노 감독이 “한국 타자 중 이대호 선수는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다. 승부를 안해도 좋다”고 이야기한 게 알려지면서 자만심을 가졌을 수도 있습니다. 이대호는 대만과 서전에서 2회초 첫 타석에 3루 땅볼로 물러났고 4회초 1사 1, 3루엔 투수 땅볼로 병살타를 기록하며 완전히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당황한 이대호는 다음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고 다음 날 일본전에선 2, 4회초 연거푸 스탠딩 삼진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여기서 기운이 빠진 이대호는 어떻게든지 출루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인지 6, 8회말 타석에선 몸을 슬쩍 돌려 몸에 맞는 볼을 얻어 걸어나가는 위험을 감수했는데 사실은 방망이를 휘둘렀어야 할 기회였다는 게 야구인들의 지적입니다.
이름 값과 기대치에 너무 못 미쳤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 이대호는 “그 때 결과는 할 말이 없습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타석에서 욕심을 내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욕심을 내면 제대로 타격이 안된다는 것을 이번에 체득했습니다” 고 말합니다.
마음을 비우는 법도 배운 이대호는 내년 시즌에, 2차 예선 때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