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신상우 총재 막다른 골목에 몰리다
OSEN 기자
발행 2007.12.29 11: 05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가 최대 위기에 몰렸습니다. 지난 27일 KBO가 발표한 KT의 프로야구단 창단과 관련해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정당한 절차 없는 신생 구단의 창단 및 연고지를 서울로 결정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공동 성명서를 28일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양 구단은 공동 성명문을 통해 "신생 구단의 창단과 연고지 관련 문제는 8개 구단 사장단이 참여한 KBO 이사회에서 심의하고 구단주 총회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KBO가 절차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부당하다" 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26년 사상 구단이 KBO 총재의 조치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거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는 처음있는 일입니다. 양 구단은 8개 구단의 양해를 구했다는 신상우 KBO 총재의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신상우 KBO 총재는 지난 17일 KBO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8개 구단 사장단과 협의해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으나 이날 KBO 이사회는 조찬 간담회로서 2008년도 프로야구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8개 구단으로 가야 한다는 일반적 내용만을 이야기했다” 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사회에서 신 총재는 현대의 올 시즌 농협 차입금 131억 원 가운데 50% 이상 탕감이 필요하며 협상 추진을 위해 이 문제를 총재에게 위임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사 조찬 간담회는 이 문제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므로 총회의 결정사항으로 하기로 한 바 있고 신생 구단의 연고지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가 없었다" 고 신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이 일방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신 총재가 두산 구단주 대행과 전화 통화했던 것에 대해서도 "두산 구단주 대행(유병택)은 신 총재와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본 건과 관련해서는 김진 사장과 협의해 줄 것을 요청했을 뿐 의사 결정을 한 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안와 관련해 “신 총재, 두산 구단주 대행, 그리고 기자단 3자 대면을 통해서 사실을 밝히길 희망한다" 면서 “KBO의 일방적 발표를 수용할 수 없으며 이사회의 재심의와 총회의 의결 절차 준수를 촉구한다”고 재심의를 거듭 주장했습니다. 두산과 LG의 성명서가 사실이라면 신상우 총재는 해를 넘기기 전에 KT를 현대 유니콘스의 후계 구단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지나치게 서둘렀고 얼렁뚱땅 자의적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신상우 총재가 일방적으로 일을 처리하려 했으며 나아가선 거짓말까지 동원해 프로야구의 중대사를 해결하려 한 셈입니다. KBO는 유니콘스 구단의 후계 구단을 찾으려 올해 초 농협, 11월에는 STX와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성사가 되지 않아 초조해 하는 가운데 신상우 총재가 이달 초에 김시진 유니콘스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크리스마스 이전에 좋은 선물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언질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 모든 구단이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8개 구단 존속 여부를 올해까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KT를 서둘러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총재가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06년 1월 박용오 총재 후임으로 선임된 신상우 총재는 7선의원으로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치인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10년 선배여서 ‘정치인 출신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으며 3년 임기(중임도 가능)의 KBO 총재로 일하고 있습니다. 취임 당시 신상우 총재는 ‘돔구장 건설 및 지방 구장 개선’’새로운 2개 프로야구단 증설’이란 포부를 밝혔는데 돔구장 건설은 취임 1년 반 만에 안산시에서 짓기로 양해각서를 받아냈으나 지방 구장 개선은 별로 나아진 게 없는 데다 새 구단 창단은 도리어 7개 구단으로 줄어들 위기에 처해져 난감하게 됐습니다. 극적으로 KT를 끌어들이면서 큰 문제가 해결되는 듯 싶었으나 사상 초유의 구단 반발에 직면한 신상우 총재는 자칫하면 일방적인 행정 지도자로 ‘웃기는 야구 총재’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습니다. 신상우 총재가 두산과 LG 양구단 고위 관계자와 만나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해 야구인들이 바라는 8개 구단 체제를 존속 시킬 수도 있지만 양 구단의 총재 조치 반대 성명과 함께 '총재와 구단주 대행, 기자단의 3자 대면'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은 '뭐도 막다른 골목까지 쫓지는 않는다'는 속담이 연상될 정도로 심각한‘총재에 대한 도전’입니다.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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