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괴상한 소문만 증폭되던 나훈아 괴담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나훈아가 오는 25일 기자회견을 갖기로 하면서 온갖 억측과 의혹들은 서서히 약화돼가고 있다. 공개 석상에 나온다는 것은 소문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듯하다. 사실 나훈아의 해명은 좀 더 빨리 이뤄졌어야 했다. 굳이 해명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는지 이유가 무엇인지는 불명확하다. 하지만 이번 괴담 사태는 나훈아 본인 뿐 아니라 우리 가요계에 큰 손실을 끼치는 일이었기에 조기 진화됐어야 마땅하다. 나훈아는 한국 가요계에서 존귀한 가수다. 흔히 말하는 ‘선진국형’ 가수이고 그와 같은 존재는, 한국에서 극히 희귀하다. ‘선진국형’ 이라는 말의 의미는 가요계의 원로이고 음반을 전성기 때만큼 발표하지는 못하더라도 늘 관객이 꽉 차는 공연으로 가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가수를 말함이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속칭 ‘선진’ 대중 가요 시장에서 전설이 된 가수들은 보통 이런 형태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대중음악계의 중요한 한 영역을 중량감 있게 지키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런 가수들이 거의 없어 나훈아의 존재 가치는 더욱 빛났다. 나훈아가 이런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탁월한 보컬 능력을 비롯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카리스마는 나훈아의 강렬한 대중적 흡인력의 원천이자 마법이라 할 수 있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강렬한 공연 무대 매너, 은둔 생활에서 빚어진 신비감 등 공연장 안팎에서 만들어진 나훈아만의 카리스마는 대중들이 TV나 언론 보도에서 그를 전혀 못 보더라도 그의 공연 소식만 들리면 공연장으로 몰려 들게 만들었다. 이런 그의 소중한 카리스마는 하지만 이번 괴담 사태로 인해 많은 흠집이 나버렸다. 사실 나훈아 괴담은 가십의 정수가 모두 담긴 종합선물세트다. 야쿠자, 보복 등 ‘폭력’과 후배 여배우의 이름이 등장하는 ‘섹스 스캔들’ 그리고 성적인 ‘신체 기관 훼손’ 등 가장 자극적인 가십 소재들이 총망라돼 현실감 보다는 인공적인 냄새가 진했다. 하지만 그 잡탕의 상승작용으로 인해, 나훈아의 침묵으로 인해 파괴력은 더욱 강하게 번져 나갔다. 이번 괴담이 기자회견을 통해 그저 웃고 지나갈 수 있는 해프닝으로 깨끗이 정리됐으면 한다. 괴담 내용을 대중들이 머리에서 완전히 지우지 못한다면 무대에 선 나훈아의 카리스마는 이전 만한 흡인력과 매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훈아 개인의 손실일 뿐 아니라 한국 가요계의 큰 손해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