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팬들에게 음반을 직접 배달하는 가수가 나왔다. 마빡이 테마곡 ‘보물’ ,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등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음악으로 사랑 받아 온 포크 듀오 나무자전거(강인봉 김형섭)다. 이번에 새 싱글 ‘OK, Go Go’를 발표하면서 불황인 음반 시장에 대처하는 실험에 나섰다. 매장을 통한 음반 유통을 실시하지 않고 공연장 홈페이지 등을 통해 팬들과 직거래 방식을 통해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OK, Go Go’를 시작으로 타이틀곡, 미활동곡 구분 없이 모두 타이틀곡 수준의 곡을 한 곡씩 온라인에 잇따라 소개한다. 그런 다음 이를 모아 음반을 내는데 이 음반을 전통적인 도, 소매 매장 유통을 거치지 않고 팬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다. 단 이 음반은 기존 음반의 3,4배 가격으로 내놓는다. 구입하는 팬들은 음반의 소장 가치를 알고 구입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나무자전거의 브랜드로 특별 한정 제작된 향수 등을 포함시키고 콘텐트(음악)와 하드웨어(속지 케이스 포장 등)의 가치를 극대화시킬 생각이다. 정성을 다해 만들고 소중하게 간직하길 바라는 ‘선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음반을 몇 백장 발매하는 인디 가수들 중에는 음반 직배, 직판 개념의 활동을 한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나무자전거처럼 히트곡이 있고 주류로 올라선 가수가 음반의 매장 유통을 중단하는 경우는 한국에서는 사실상 처음이 아닐까 싶다. 나무자전거의 이런 실험은 다분히 역설적이다. 음반의 전통적인 유통 경로를 이탈하는 것이 음반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으로 음반의 소중함을 지키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문화재였다가 소비재가 돼 버린 음악의 가치를 복원시키기 위해 새로운 시도에 나선 것이다. 나무자전거 멤버 김형섭은 “듣고 즐기는 시장과 앨범을 소장하는 시장을 분리하겠다는 생각이다. 앨범을 산다는 사실에 대해 또 다른 격을 느끼도록, 정성을 다해 만들어 그 대가를 아까워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한다. 나무자전거의 실험에서 궁극적으로 눈길이 가는 부분은 새로운 유통 방식 보다 음반에 대한 나무자전거의 인식이다. 디지털 음원만 내고 음반을 내지 않는 가수도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진짜’ 가수에게 있어 음반은 작품 세계의 본질이라 포기할 수 없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Album will never die!’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