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쥬얼리의 ‘One More Time’이 온라인 음악차트를 석권하면서 가요계의 패권이 걸그룹으로 넘어가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걸그룹은 지금까지 가요 시장에서 늘 잘해야 ‘2인자’였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핑클과 S.E.S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당시에도 이들 위에는 늘 H.O.T 젝스키스 조성모 god 등이 권좌를 차지하고 있었다. 핑클과 S.E.S에 이어 수없이 걸그룹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들 사이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핑클과 S.E.S를 제외하고는 일단 음악 자체에 대한 구매력(음반 또는 음원)이 약했다. 그래서 외모와 말솜씨를 앞세워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행사 출연이 주수입원이 됐다. 이러다 보니 일단 노래가 히트해야 인정 받는 가요계에서 이들의 지위와 영향력은 그다지 높지 못했다. 핑클과 S.E.S의 시대가 걸그룹의 전성시대라고 평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걸그룹의 시초이자 최고 스타인 이 두 그룹마저도 엄밀히 말하자면 ‘2인자’의 위치를 넘어서지는 못했기 때문에 진정한 걸그룹 전성시대는 아직 없었던 것으로 봐야 옳을 듯 싶다. 최근의 분위기는 다소 다른 점이 감지된다. 지난해 ‘올해의 노래’였던 ‘Tell Me’의 원더걸스를 시작으로 올해 초 ‘L.O.V.E’의 브라운아이드걸스(브아걸)에 이어 쥬얼리까지 가요계의 최고 히트곡을 연이어 걸그룹이 차지하고 있다. 차트 정상을 압도적인 분위기로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청소년 팬들을 중심으로 소녀시대의 인기몰이도 뜨겁다. 최근 걸그룹은 음악 구매력에 있어 남자 그룹이나 솔로 남녀 가수 모두를 능가하고 있다. 과거 걸그룹들이 마케팅적인 측면에 있어서 외모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현재는 노래가 인기의 최우선 원동력이라는 점에서도 이전과 차별성을 갖는다. 노래가 뜨면서 멤버들도 인기를 얻는 흐름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아직 걸그룹 전성시대가 확고히 열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원더걸스 브아걸 쥬얼리 외에도 노래가 압도적인 인기를 얻는 걸그룹이 멏 팀 더 나와야 할 것이다. 이미 ‘대박’을 터트린 원더걸스 브아걸 쥬얼리는 후속 히트곡을 내야 확고한 정상에 오를 수 있고 그래야 걸그룹 전성시대라는 말이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만으로도 걸그룹의 약진은 의미를 부여할만하다. 노래로 승부를 걸어 성과를 거둔 원더걸스 브아걸 쥬얼리로 인해 ‘걸그룹은 얼굴로 가수 활동한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이 희석됐기 때문이다. 가수인데도 엔터테이너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인식됐던 걸그룹이 이제 가수의 영역으로 제자리 찾기를 하고 있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원더걸스(왼쪽)와 쥬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