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이승엽, 올해는‘이것을 보고 싶다’
OSEN 기자
발행 2008.03.27 10: 02

일본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3년째를 맞이한 이승엽(32)이 올 시즌 ‘의미 있는 홈런’ 기록 행진을 벌일 수 있을 지 주목 된다. 눈여겨 볼 일은 많다. 요미우리 4번타자로서 3년 연속 개막전 홈런이 그 출발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승엽은 예년처럼 자신의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로 밝힌 적은 없다. 다만 기자들의 채근에 마지못해 “개막전부터 마지막까지 부상없이 전 경기, 전 이닝에 1루수로 출장하는 것이다. 최소 40홈런은 기록하고 싶다”고 언급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이승엽이 사적인 자리에서 밝힌 것은 ‘50홈런!’이었다. 단골로 다니는 대전 경북한의원 이승호 원장에게 넌지시 얘기한 수치이다. 50홈런을 달성한다면 이승엽으로선 일본무대 최다 홈런 기록이 된다. 왼엄지 수술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재활을 거친 이승엽이 그만큼 올 시즌을 강한 자신감으로 맞고 있다는 반증이다. 기록은 쌓이게 마련이다. 이승엽은 작년까지 총 439개(한국 9년간 324개, 일본 4년간 115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2006년에 도쿄돔 최다홈런 타이(22개), 요미우리 타자로서 한 시즌 5번째(왕정치, 마쓰이, 고쿠보, 터피 로즈에 이은) 40홈런 이상 달성했던 이승엽은 그 해 한국인 타자 일본무대 한 시즌 최다홈런(종전 1970년 장훈의 34홈런) 기록도 세웠다. 이승엽은 작년에 부상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3년 연속 30홈런 고지는 넘어섰다.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한 이후 2년 연속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의 개막전(2006년 3월31일 도쿄돔, 2007년 3월30일 요코하마구장)에서 4번타자로 출장, 시원한 아치도 그려냈다. 28일 도쿄 진구구장에서 열리는 야쿠르트 스왈로즈전에서 이승엽이 과연 4번타자로 나서 3년연속 홈런을 날릴 수 있을 것인지 큰 관심사다. 이승엽은 일본무대 개인통산 150홈런 고지를 앞에 두고 있다. 적어도 2006년 같은 흐름을 재현해낸다면, 올 시즌 후반에는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150홈런은 일본야구기구(NPB)의 공식 시상 대상으로 역대 145명이 올라섰다. 2007시즌 이승엽이 기록한 30홈런 중 4번 타석에서 날린 홈런은 16발이었고, 5번타석 5, 6번 타석 6, 7번 타석 3발 등이었다. 따라서 요미우리의 제70대 4번타자로 이름을 새긴 이승엽이 요미우리에서 4번타자로 기록한 홈런은 2006년 41개를 포함 모두 57개이다. 이는 요미우리 역대 4번 타자 홈런 랭킹 7위에 해당된다. 요미우리의 역대 4번 타자 가운데 최다홈런 기록자는 왕정치(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로 392개이고, 2위는 요미우리 종신 명예감독인 나가시마 시게오의 314개이다. 현재 요미우리 감독인 하라 다쓰노리가 255개로 3위, 감독으로서 요미우리 9연패의 신화를 일궈냈던 가와카미 데쓰하루가 162개, 뉴욕 양키스로 옮겨간 마쓰이 히데키가 138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6위는 2006시즌에 오릭스 버팔로즈로 이적한 노장 기요하라 가즈히로(41)의 67개. 이승엽과는 불과 10개 차이로 지척이다. 요미우리와 4년 계약(2009시즌까지)을 맺었던 이승엽으로선 별 탈만 없다면 올해 안에 기요하라의 기록을 뛰어넘어 마쓰이마저 넘볼 수 있게 된다. 이승엽은 아쉽게도 일본야구판에서 아직 만루홈런을 날리지 못했다. 2003년 6월 22일, 이승엽은 대구구장에서 열렸던 SK 와이번스전에서 세계 최연소(만 26세 10개월 4일) 개인통산 300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그 날, 이승엽은 300호(시즌 32호) 홈런에 이어 4-4 동점이었던 9회 말 2사 만루에서 극적인 끝내기 만루홈런을 301호로 장식했다. 야구선수가 평생가도 한 번 맛볼까 말까한 ‘끝내기 만루홈런’의 기념비를 세운 것이다. 이승엽은 2004년 일본에 진출한 이후에는 단 한 방의 만루홈런도 쳐내지 못했다. 총 115개(2004년 14, 2005년 30, 2006년 41, 2007년 30개) 가운데 만루홈런이 없다는 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영양가 논쟁의 꼬투리로 삼고 있기도 하다. 이승엽은 삼성 라이온즈 시절 9년간 개인통산 324홈런을 날렸고 그 중 만루홈런이 8개였다. 만루홈런은 일단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희귀할 수밖에 없는 홈런이다. 반드시 주자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야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병규(34. 주니치 드래곤즈)는 운좋게도 2007년 9월 4일 나고야 돔에서 열린 요미우리전에 중견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일본 무대 진출 후 첫 만루홈런을 장식하며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은 비록 지난 해 부상으로 기대치에 미흡하긴 했지만 영광의 기록들을 작성했다. 일본 무대 개인통산 500안타와 100홈런, 3년 연속 30홈런의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그와 더불어 요미우리 팀 통산 5000승의 기쁨을 덤으로 누렸고, 개인통산 1000루타에는 32루타가 모자란 968루타를 기록, 올 시즌 초반에 달성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이승엽은 현재 일본야구에서 503안타, 115홈런, 3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야말로 이승엽이 홈런의 백미인 만루홈런을 때려내는 것을 보고 싶다. 아울러 도쿄돔 한 시즌 최다홈런(22개) 경신과 요미우리 역대 용병 최다홈런(45개) 작성도 학수고대한다. chu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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