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도 ‘무한도전’처럼 아류작 양산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04.06 08: 01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MBC ‘황금어장’의 한 코너인 ‘라디오스타’도 유사 작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황금어장’의 또 다른 코너인 ‘무릎팍도사’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라디오스타’도 최근 예능계의 트렌드인 유사 작품 배출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새로 시작된 MBC ‘명랑히어로’가 그렇다. ‘명랑히어로’의 담당 PD는 인터뷰에서 “’명랑히어로’가 ‘라디오스타’의 아류작이 될까 두렵다”고 밝혔지만 ‘라디오스타’의 차용 프로그램임을 벗어나긴 힘들어 보인다. ‘명랑히어로’가 ‘라디오스타’의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신정환 4MC를 그대로 데려왔다는 점만으로 두 프로그램이 유사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MC간의 ‘물어뜯기 토크’, 토크의 주제에 대한 기승전결 없이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토크 난투극’ 등 웃음을 유발하는 시스템이 같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라디오스타’는 게스트 연예인을 두고 토크를 벌이는 방식이고 ‘명랑히어로’는 시사를 테마로 하는 차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앞서 살펴 본 것과 같이 프로그램의 웃음 유발 시스템이 동일한 데다 개그의 기제도 유사하다. ‘라디오스타’와 ‘명랑히어로’는 그 동안 공중파 쇼 프로그램에서 잘 다루지 않던 예민한 문제들을 건드리는 동시에 이에 수반되는 속물 근성을 웃음의 기제로 삼는다. 둘 모두 MC 혹은 출연자의 과거 허물(상처)를 건드리고 싶어하는 속물 근성과 공격을 당하는 이들의 당혹스러움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명랑히어로’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시사 문제를 테마로 하다 보니 사회의 다양한 권력에 대한 소시민적인 공격이 있고 덤벼들어 보지만 결국엔 그 권력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속물 근성을 풍자하면서 웃음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5일 방송 경우 불순물이 나오는 거대 식품 회사를 공격하다가 광고 제의에 모두 약한 모습을 보이는 내용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명랑히어로’는 ‘라디오스타’의 유사작이다. 그렇다면 수 많은 유사 프로그램을 낳은 ‘무한도전’처럼 ‘라디오스타’도 예능의 한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 ‘명랑히어로’가 인기를 얻는다면 더 많은 아류 ‘라디오스타’가 등장할 지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라디오스타’는 아무리 인기를 끌어도 ‘무한도전’처럼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은 카피가 가능한 포맷이지만 ‘라디오스타’는 무한 증식이 이뤄지기 힘든 형식이기 때문이다. ‘명랑히어로’에서 볼 수 있듯 ‘라디오스타’ 형식의 프로그램은 ‘라디오스타’의 4MC없이는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4MC의 핵심인 김구라 없이는 그 맛을 낼 수가 없다. ‘물어뜯기 개그’는 절묘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 넘어서는 안 될 선 위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 웃음이 유발된다. 그 선을 넘어버리면 불쾌감을 초래할 수도 있는 개그인데 이를 이끌어가는 진행은 현재로선 김구라 외에는 해낼 수 있는 MC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라디오스타’ 방식의 프로그램을 다른 예능 제작진이 시도해 보려 해도 김구라 혹은 ‘라디오스타’ 4MC를 또 다시 데려다 쓰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라디오스타’는 그 자체의 인기에만 만족해야 될 지 모른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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