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수목 미니시리즈 시청률 경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대 중반의 시청률로 절대 강자로 군림 중인 SBS ‘온에어’의 마지막이 MBC ‘스포트라이트’와 맞붙기 때문이다. ‘온에어’와 ‘스포트라이트’는 각각 드라마와 뉴스 보도국이라는 방송국 내부의 이야기를 다루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김하늘 송윤아 박용하 이범수와 손예진 지진희라는 톱스타 주연들이 연기 경쟁을 벌여 승부의 결과에 관심이 쏟아질 만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더 흥미로운 빅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오는 7,8일 ‘온에어’와 같은 시간대에 맞붙는 작품은 MBC의 2부작인 ‘우리들의 해피엔딩’이다. 그런데 이 작품의 연출자가 ‘두근두근 체인지’ ‘안녕 프란체스카’ ‘소울메이트’ 등을 통해 ‘시트콤의 달인’으로 평가 받는 노도철 PD이기 때문에 이 맞대결에 더 관심을 두고 싶어진다.
‘온에어’와 ‘우리들의 해피엔딩’은 두 감독이 전혀 다른 스타일이기에 동시간대 편성이 흥미롭다. ‘온에어’의 신우철 PD는 흥행 드라마의 최강 연출자중 하나다. 50% 시청률을 넘겼던 ‘입봉’작(첫 연출작)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연출한 4편이 모두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대중의 사랑을 쉬지 않고 받고 있다.
반면 노 PD는 독특한 발상과 차별적인 감수성으로 미드 일드 세대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은 감각적인 연출가다. 이전 작품의 팬클럽이 여전히 활동 중에 있을 만큼 열혈 시청자 집단을 이끌고 있다. 시트콤에서 출발해 웃음을 쫙 뺀 ‘소울메이트’에서는 정극으로도 팬들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
‘우리들의 해피엔딩’은 노 PD가 시트콤이나 극 형식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연출하기에는 한계가 있던 예능국에서 드라마국으로 소속을 옮겨 정식 드라마 감독으로 첫 출발을 하는 작품이다. 따라서 전작들의 장점을 얼마나 유지할 지, 드라마 감독으로 변신 후 어떤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지 모두가 관전 포인트다.
‘온에어’의 신 PD는 정공법의 연출자다. 드라마의 흥행 코드들을 별다른 잔재주 부리지 않고 명쾌하게 다뤄나가는 스타일이다. 이에 반해 노 PD는 드라마의 일반적인 규칙들을 살짝 비틀고 그 안에 의미를 담아내는, 진부함을 거부하는 연출 스타일로 팬들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노 PD가 이번 ‘우리들의 해피엔딩’에서 다룰 테마는 ‘이혼’. 한 인터뷰에서 “이혼을 하지 말고 가정을 지키자고 역설하지 않는다”라고 밝힌 연출 의도를 볼 때 이 번에도 색다른 접근법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된다.
결국 ‘온에어’와 ‘우리들의 해피엔딩’의 맞대결에 대한 시청률 평가는 의미 없어 보인다. 수목 미니시리즈의 절대 강자인 ‘온에어’를 상대로 ‘우리들의 해피엔딩’이 어떤 평가를 이끌어 내는지가 관심의 초점일 듯싶다. 그리고 이 맞대결은 승부가 갈리는 다른 경쟁과 달리 어쩌면 윈-윈으로 끝날 가능성도 많은 묘한 대결이다.
끝으로 이 대결의 여담 하나. 신 PD와 노 PD는 같은 대학 학과(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2년 선후배 사이다. 알고 지낸 지 20년이 되가는 이 두 감독이 작품을 마치고 만났을 때 서로 어떤 대화를 나눌지도 궁금해진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SBS ‘온에어’와 MBC ‘우리들의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