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해외, 그 중에서도 선진국에서 한국 연예인이 거두는 성과에 대중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낸다. 이런 상황에 대해 ‘선진국에 대한 한국적 열등감의 반작용’이라 부정적으로 평하는 분석도 종종 있지만 어찌됐든 홈그라운드가 아닌 데서 오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면서 얻은 성취이니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를 흠잡을 일은 아닌 듯하다. 한국 연예계에는 해외진출과 관련해 ‘절대 불가능’이라 패배주의적으로 생각했던 일들이 이뤄진 ‘결정적 순간’들이 있다. 2002년 문소리와 임권택 감독의 베니스, 칸 영화제 본상 수상(물론 1980년대 강수연의 베니스 수상도 있다)은 영화계의 그 사례. 역시 2002년 보아가 일본 오리콘차트 정상을 차지한 일, 2004년 드라마 ‘겨울연가’의 일본 방송에서 시청률 20% 돌파한 사건도 그에 해당된다. 이러한 결정적 순간들은 이후 세계3대영화제 수상, 오리콘차트 정상 정복,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의 높은 일본 내 인기 등 후속 사례들이 줄지어 나올 수 있는 발판 노릇을 하기도 했다. 이제 한국 연예계에 또 하나의 ‘결정적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비, 정지훈이 출연한 영화 ‘스피드 레이서’가 오는 8일 개봉한다. 전 세계 영화의 메이저리그 할리우드, 그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제작자 조엘 실버와 워쇼스키 감독의 영화에 한국 연예인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박중훈 등 허리우드에 진출한 한국 연예인 사례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 ‘스피드 레이서’처럼 전세계가 주목하는 관심작에 출연한 경우는 없었다. 비유하자면 비의 ‘스피드 레이서’ 출연은 박지성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일과 유사하다. 따라서 영화가 개봉하는 8일은 비가 글로벌 스타로의 데뷔전을 여는 날이다. 지금까지 아시아에서의 인기만으로 월드스타라 불리는 상황에 대해 정지훈 스스로는 쑥스러워했다. 사실 월드스타라는 말은 한국 연예계에서 불완전한 의미로 쓰여왔다. 한편으론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인기가 있으면 붙여지던 명칭이고 다른 한편으론 예술성 위주로 진행돼 전 세계 대중에게 고른 인지도를 확보하지는 못하는 칸 베니스 베를린 등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수상 배우에게 주로 부여되던 호칭이다. 아시아의 인기도, 국제영화제 수상도 크게 상찬 받을 일이지만 한국에서 월드스타라는 호칭은 왠지 결핍이 존재하는 수식어였다. 하지만 이번 ‘스피드 레이서’의 흥행 결과가 감독과 제작자의 이름값에 걸맞게 나오고 출연 배우들의 인지도가 그에 따라 상승한다면 정지훈은 월드스타 대신 글로벌 스타라는 이름표를 당당하게 달 자격을 얻는다. ‘스피드 레이서’를 통해 세계 어디에서든 이름을 대면 알 수 있는 글로벌 스타로 정지훈이 올라설 수 있을 지 8일이 기다려진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