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생과 70년생이 1위 다투는 팝시장, 가요는?
OSEN 기자
발행 2008.05.11 08: 29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마돈나는 역시 여제다. 1958년생인 마돈나가 50세를 맞아 내놓은 앨범 ‘Hard Candy’로 빌보드 음반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그런데 마돈나가 제치고 올라선 2위는 지난 주까지 1위를 지키던 머라이어 캐리. 역시 마돈나 못지 않은 이 팝의 여왕도 한국 나이로 하면 내년 불혹을 바라보는 올해 38세다. 미국 팝시장에서는 올드 스타들이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이런 올드 스타들 중에는 2001년 54세의 나이로 1위에 올라선 산타나처럼 한동안 잊혀졌다가 재기에 성공하는 왕년의 스타들도 있고 마돈나나 머라이어 캐리처럼 10년, 20년 넘게 정상을 지속하는 사례도 꽤 된다. 한국 가요계는 어떨까. 마돈나보다 한 살 많은 인순이, 그리고 그 뒤로는 이승철(42살) 정도가 최근 몇 년간 히트곡을 낸, 드문 고참 가수들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미국에서 빌보드 차트 1위를 하는 것처럼 차트 정상을 독보적으로 지킨 경우는 찾기 힘들다. 올해만 놓고 보면 한국 음원 차트 정상은 브라운아이드걸스, 빅뱅, 쥬얼리, 거미, 에픽하이, MC몽이 차지했다. 이들의 나이는 1988년생(빅뱅 G드래곤)부터 1979년생(MC몽)에 분포돼 있다. 20세부터 29세 사이에 모두 들어 있다. 모두 20대다. 음반은 조금 나이대가 더 높다. 34세인 김동률이 ‘노장 투혼’을 보이면서 정상 가수 연령대를 좀 높게 만들긴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을 놓고 보더라도 30대 중반 이후의 가수들이 일부 차트에서가 아니라, 누구나 인정하는 ‘차트 1위’를 차지한 경우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미국과 한국의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가수들이 노력을 통해 세월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대중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선보일 수 있느냐도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가수들의 노력이나 감각과는 별개로 대중에게 있어 음악의 의미가 미국과 한국 사이에 차이가 크고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고참 가수 대히트곡이 나오기 힘들어 보인다. 미국에서는 대중들이 나이가 들어도 대중 음악은 여전히 취미이자 문화생활의 하나로 존재한다. 그래서 40, 50대들도 음반이든 음원이든 ‘음악’을 구매한다. 그럴 때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음악은 신세대의 히트곡 중에 귀에 들어 오는 곡을 찾을 수도 있지만 자신들이 음악을 처음 듣던 젊은 시절 알게 된 고참 가수의 새 곡들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에서는 30대 중반에 들어가면 더 이상 대중 음악을 취미이자 문화생활로 즐기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고참 가수들이 열심히 음악 활동을 하고 음반이나 음원을 만들어도 이를 즐겨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 한국 가수들 사이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참 가수들이 젊은 세대의 인기 가수들과 공동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이중 인순이와 조PD의 ‘친구여’ 외에는 이렇다 할 히트곡이 나오지 않고 있다.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희망을 갖자. 2년 전만 해도 히트 가수들은 30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김동률이나 토이(유희열)처럼 앨범 차트에서는 정상을 거머쥐는 30대가 다시 등장하고 있으니 연령대가 좀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인순이와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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