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비디오 감독의 드라마 영화 도전, 2차전 개막
OSEN 기자
발행 2008.05.28 08: 05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뮤직비디오 감독은 감각적인 영상 연출 능력 덕에 광고 영화 드라마 등 인접 타 장르의 영입 대상이 돼 왔다. 특히 해외에서는 ‘아마겟돈’ ‘트랜스포머’의 마이클 베이, ‘세븐’ ‘에이리언4’의 데이비드 핀처, ‘이터널 선샤인’의 미셸 공드리와, 광고와 겸업이긴 했지만 ‘블레이드 러너’의 리들리 스코트, 그의 동생인 ‘트루 로맨스’의 토니 스코트 감독 등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뮤비 감독 출신 영화 감독이 등장했다. 이들은 뮤비를 통해 보여줬던 빼어난 영상미를 영화로도 잘 옮겨왔다. 영화계의 스타일리스트 감독군에 대거 이름을 올린 뮤비 출신 감독들 중에는 이후 뛰어난 형식미에만 머물지 않고 내용까지 걸작으로 평가되는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경우도 상당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뮤비 감독 출신들이 타 장르 진출에 고전을 거듭했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이재한 감독이나 ‘이효리 드라마’였던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을 연출했던 차은택 감독 정도가 진출 사례로 발견된다. 그나마 진출에는 성공한 이들도 영화 드라마 연출작이 큰 호평을 받지는 못해 그다지 후속작이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차 감독은 뮤비 뿐 아니라 광고계에서도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던 터라 드라마 진출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은 영상미는 괜찮은 평가를 받았지만 지나친 PPL과 허술한 스토리로 인해 전체적으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작품으로 머물고 말았다. 이런 1세대 이후 잠잠하던 뮤비 감독의 영화 드라마 진출 소식이 다시 들려 온다. 일단 다음 달 초 SBS를 통해 방송되는 4부작 드라마 ‘도쿄, 여우비’는 이수영의 뮤비로 이름을 떨친 이준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어 신세대 인기 감독으로 꼽히는 창 감독이 공포 영화 ‘고사’ 크랭크인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린다. SG워너비 KCM 임정희 씨야 등의 뮤비로 유명해졌고 이번 영화는 본명인 윤종승으로 임하고 있다. 이준형 창, 두 감독은 대작 드라마타이즈드 뮤비로 유명해진 감독들이다. 드라마타이즈드 뮤비는 감독들에게 스토리의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다소 긴 호흡의 작품을 연출해 보는 경험을 제공했다. 그 덕에 드라마나 영화로 전업하기에 적합한 훈련 효과가 있었고 뮤비 감독들이지만 영화 드라마 연출에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반면 한국의 드라마타이즈드 뮤비가 대부분 복수와 주인공의 죽음으로 귀결되는 편협한 스토리인 점을 문제 삼는 이들도 있다. 빈약한 틀에 맞춘 연출이니 긴 호흡의 훈련을 해봤더라도 입체적인 볼거리와 스토리 전개가 요구되는 영화 드라마 연출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 것이다. 어찌됐든 뮤비 출신 감독들의 타 분야 진입 성공사례는 많이 나오는 것이 좋을 듯하다. 새로운 시각의 감독들이 수혈되는 것이고 성공적으로 정착만 한다면 영화 드라마업계는 더욱 다양해진 연출자들의 스타일로 인해 풍성해질 것이니 말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도쿄 여우비’를 연출하는 이준형 감독과 출연 배우들인 김사랑 김태우 오타니 료헤이(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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