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한미 소고기 수출입 협상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거세지면서 연예인을 능가하는 새로운 유형의 스타들이 탄생하고 있다. 빼어난 논리로 상대 주장의 허구를 드러내는 논객들이 그러하다. 진보 진영의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논객이 스타로서 그 흡인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는 당연히 토론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 케이블TV가 손을 대고 나섰다. 지난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엔터테인먼트 케이블채널 XTM의 ‘끝장토론’이 그러했다. 하지만 ‘끝장토론’은 ‘상품성’이 있는 성장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하기 위해 품질은 별로 고려하지 않은 영리 기업의 급조 상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끝장토론’은 ‘공중파 토론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서민의, 서민을 위한, 서민에 의한 토론 프로그램’을 목표로 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무겁지 않은, 엄숙하지 않은 토론’이 기획 의도라고 밝혔다. 이런 차별화는 제대로만 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토론이 다소 엄숙하고 외국의 토론 프로그램에 비해 다소 아쉽게 논쟁의 승부를 가리지 않는 한국 공중파TV 토론 프로그램의 단점을 극복하는 대안적인 토론 프로그램이 탄생하길 바라는 이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끝장토론’은 100명의 시민토론단(방청객)의 자유로운 토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전문가, 논객인 패널의 비중을 줄였다. 토론 중간 방청객이 어떤 주장에 대해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방식을 도입했고 이를 차별 포인트로 내세웠다. ‘끝장토론’이 토론 프로그램에 방청객이 참여하는 방법적 측면에서는 새로울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외국의 토론 혹은 고발 프로그램에서 자주 사용되는 진행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보여 이마저도 혁신적이라 말하기 힘든데다 토론 프로그램의 기본마저 잃고 헤매 프로그램의 제작 취지가 의심스러웠다. 토론 프로그램이라면 전체를 관통하는 토론 주제가 있어야 하고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토론이 진행된다. 하지만 ‘끝장토론’은 이날의 주제였던 ‘CEO vs 대통령’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대한 토론은 프로그램 동안 몇 번 만나볼 수가 없었다. 대신 사교육 문제나 FTA 등 ‘CEO vs 대통령’의 하위 논제라고 할 수 있는 이슈들에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됐고 그마저도 집중력 없이 이런저런 하위 논제들만 맛보기로 두루 언급하다 끝나버리고 말았다. 마지막에는 토론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진행자가 패널들에게 프로그램의 홍보를 ‘강요’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이기도 했다. 케이블TV는 공중파TV의 대안 노릇을 제대로 할 때 존재 의미가 있는 것이고 시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끝장토론’이 출연한 논객들의 무게감이 아까울 정도의 현 상황을 잘 개선해 케이블 채널만의 차별화된 좋은 토론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