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드렁큰타이거 타이거JK와 윤미래의 결혼과 출산 소식이 들려왔다. 이 두 한국 힙합 대표 주자들의 러브스토리는 워낙 오랜 연애였다 보니 가요계 내부에서는 꽤 많이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비난할 일은 아니지만 가볍고 짧은 연예인의 사랑이야기가 갈수록 많이 들려오는 이 시대에 타이거JK와 윤미래의 사랑은 한 곡의 명품 발라드를 듣는 느낌을 전해준다. 교제를 시작한지 7년만의 결혼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이들이 얼마나 사랑을 오래, 깊게 키워왔는지 알 수 있다. 연애 기간만 긴 것이 아니다. 이들의 사랑에는 아름다운 노래 가사 같은 많은 사연이 있다. 2001년 교제를 시작한 둘은 2003년 윤미래가 전 소속사의 활동 제한 조치에 고통을 받기 시작하면서 사랑을 더욱 키워갔다. 장장 4년간 윤미래에게서 마이크를 빼앗은 이 법정 분쟁 당시 타이거 JK는 윤미래와, 유일한 보호자인 윤미래의 어머니 둘 모두를 보살폈다. 당시 타이거JK는 윤미래가 하루속히 가요계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법적 대응을 자신의 일처럼 챙겼다. 활동을 할 수 없어 수입이 별로 없는 윤미래와 어머니를 위해 아버지처럼, 사위처럼 자신이 번 돈으로 생계를 챙겼다는 얘기도 당시 들렸다. 이런 난관을 딛고 윤미래가 가요계에 복귀하자 이번엔 타이거JK가 척수염에 걸려 큰 고통을 받았다. 윤미래는 모든 정성을 다해 타이거JK의 회복을 도왔다. 당시 타이거JK가 가는 곳에는 항상 윤미래가 있었다. 증상이 나아졌다 악화됐다 반복됐지만 늘 곁에서 돌보는 윤미래 덕에 타이거JK는 척수염에서 회복될 수 있었다. 이들의 사랑이 아름다워 보였던 것은 또 있다. 아티스트들의 사랑답게 이들에게 사랑은 곧 음악적 동지애이기도 했다. 특히 타이거JK가 윤미래에게 보여주는 ‘특별 대우(?)’에서 이들의 음악적 동지애가 잘 드러났다. 타이거JK는 한국 정통 힙합의 대장 격인 인물이다.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부심도 강해 다른 음악인의 얘기는 잘 안 듣는다는 얘기도 종종 들렸다. 하지만 윤미래에 대해서는 달랐다. 윤미래의 음악적 조언은 철저히 경청했다. 때로는 먼저 윤미래에게 자신이 만든, 혹은 프로듀싱하고 있는 음악에 대해 의견을 묻기도 했다. 가요 관계자들 중에서는 녹음실에서 함께 하는 작업이 아니더라도 둘이 같이 있으면서 음악적인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많다. 타이거JK는 윤미래의 흑인 음악에 대한 완벽한 감각에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타이거JK가 자신의 음악에 대해 자랑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지만 윤미래에 대해서는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들, 팝가수들이 윤미래와 음악 작업을 함께 하고 싶어한다’며 추켜 세우는 것을 몇 번 들은 적도 있다. 물론 윤미래도 음악적 능력에 반해 사랑이 시작됐을 만큼 타이거JK에 대해 음악적인 존경심을 갖고 있다. 상호 존경에 기반한 음악적 동지애다. 둘 사이에는 올 봄에 아들도 태어났다고 한다. 만약 부모를 따라 뮤지션의 길로 들어선다면 이 아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부모 양쪽의 음악적 능력이 합쳐 새겨진 막강 음악 유전자에, 아름다운 발라드 같은 부모의 사랑에 대한 태내적 기억이 더해진 이 아이는 최고의 명품 소울 발라드를 세상에 선보이지 않을까 싶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타이거 JK와 윤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