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의 클래지콰이, 제2의 에픽하이 될까
OSEN 기자
발행 2008.07.09 07: 33

[최영균의 인사이더] 최근 ‘훈남’의 아이콘이 돼 버린 알렉스의 인기는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알렉스가 보컬로 있는 그룹 클래지콰이가 데뷔하던 당시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았지만 알렉스에게는 열혈 마니아 여성팬 그룹이 존재했다. 이 팬들은 대개 고소득 전문직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좀 특이했다. 당시 클래지콰이는 일렉트로니카 하우스라는 음악적 특징에 맞춰 파티 무대에 자주 섰는데 이런 파티에 자주 참여하는 계층이 고소득 전문직 여성들이었다. 트렌드세터이기도 한 이 여성들이 알렉스를 접했을 때의 뜨거운 반응을 본 당시 가요계 관계자들은 알렉스가 후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질 기회만 있다면 뭇 여성의 연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알렉스는 예상대로 됐다. 알렉스의 높은 인기는 단순히 한 개인이 스타가 됐다는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은 알렉스의 인기가 그가 속한 클래지콰이로까지 이어질 지 여부이다. 사실 대중적이고 주류 장르 음악을 하는 그룹의 멤버가 인기를 얻어 그룹까지 인기를 얻게 되는 경우는 별로 눈길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클래지콰이는 다르다. 클래지콰이는 하우스 일렉트로니카라는 한국에서는 낯설었던 장르로 가요계에 성공적으로 정착했지만 탄탄한 음악성을 인정받은 것에 비해 대중적 인기는 아직 그에 못 미친다. 만약 알렉스의 인기를 발판으로 클래지콰이가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얻는다면 이는 가요계에 좋은 일이다. 가수의 음악 외적 인기에 힘입더라도, 음악성을 갖춘 비인기 장르가 대중적 유행 음악으로 자리잡는다면 다양성이 극도로 부족한 한국 가요계가 조금 더 폭넓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미 에픽하이가 비슷한 전례를 남긴 바 있다. 에픽하이는 데뷔 당시 비주류였던 힙합을 기본으로 좋은 음악을 선보였지만 뜨거운 반응을 얻은 시점은 타블로의 시트콤 출연과 멤버들의 예능 프로그램 활동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면서부터였다. 물론 힙합의 대중화는 에픽하이 혼자 이룬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에픽하이의 잘 만든 음악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멤버들을 알게 된 더 많은 대중들이 듣게 된 것은 분명 힙합의 대중적 인기 증진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이에 이어진 힙합의 인지도 상승은 가요계의 편협성 극복에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에픽하이와 클래지콰이는 기본적으로 닮은 부분이 있다. 주류가 아닌 장르 음악을 들고 등장했지만 멜로디는 대중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대중적 멜로디 작곡 능력은 뮤지션이 비주류 장르 음악을 구사하더라도 언젠가는 대중적 인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미 에픽하이가 이를 증명한 바 있다. 클래지콰이 활동은 가을 이후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멤버 호란의 그룹 이바디 객원 활동과 알렉스의 솔로 활동이 한창이다. 하지만 조만간 클래지콰이가 새로운 음반을 들고 돌아올 시점이 오면, 음악성을 인정 받으면서도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제2의 에픽하이’가 탄생할 지를 지켜볼 일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클래지콰이의 알렉스와 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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