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가요계 ‘2차 여인천하’ 돌입
OSEN 기자
발행 2008.07.23 08: 11

[최영균의 인사이더] 가요계의 ‘여인천하’가 점입가경이다. 여가수들이 다시 한 번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다. 올해 초 브라운아이드걸스를 시작으로 주얼리 거미 원더걸스로 이어지던 여가수들의 음원 차트 통합 정상 정복이 이제는 질과 양 모두에서 이뤄지고 있다. 정상을 돌려가며 차지하는 것은 물론 톱10의 대부분을 여가수들이 휩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여가수들은 에픽하이 MC몽 등에게 잠시 양보했을 뿐 1위 자리를 자신들끼리 나눠가지면서 1차 ‘여인천하’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말 강력한 거물인 브라운아이즈가 귀환하고 장기집권의 조짐이 보이면서 여가수 돌풍의 분위기는 주춤하는 듯했다. 하지만 7월에 들어서자 다시 남자 가수들의 씨가 마르는 양상이 도드라지면서 2차 ‘여인천하’가 도래했다. 엄정화 이효리 등 이슈메이커 여가수들의 복귀에 따른 단순한 화제 집중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여가수가 가요계를 지배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어 흥미롭다. 23일자 엠넷미디어 차트에는 톱10에 7명의 여가수가 올라 있다. 이효리(1위, 이하 등수) 다비치(2) 원더걸스(3) 지아(4) 엄정화(7) 남규리(8) 씨야&다비치&블랙펄(10)가 그렇다. 멜론 차트를 봐도 비슷하다. 이효리(1) 다비치(2) 원더걸스(3) 엄정화(6) 씨야&다비치&블랙펄(8)이 톱10에 올라 있다. 인기 차트 톱10에 여가수 곡이 5~7곡이 올라 있는 상황은 극히 드물다. 더구나 1,2,3위를 모두 여가수가 차지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접해 본 기억이 없다. 지금까지의 양상 만으로도 2008 가요계가 사상 첫 ‘아마조네스의 해’로 기록되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차트에서만 여가수들이 눈에 띄는 것이 아니다. 19일 방송된 MBC 가요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은 여가수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연말 시상식처럼 흘러갔다. 엄정화 이효리 원더걸스 장윤정 신지 김현정 베이비복스…. 이외에 신인들도 더 있었지만 앞서 언급한 여가수들의 라인업은 무게감이 상당했다. 이들은 모두 지금까지 수십만에서 수백만 장의 음반을 판매한 가수들이고 음반 판매량은 좀 적더라도 연 매출 수십억 원을 기록하는 행사의 여왕 가수도 있었다. 차트와 방송을 합쳐 요약하자면 현재 가요계는 신진과 중견 가릴 것 없이 다양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여가수들이 함께 링에 올라 승승장구하던 남자 가수들을 힘 안들이고 링 밖으로 밀어내는 형국이다. 사실 가요계에서 여가수는 마이너리티였다. 모든 연말 가요상을 종합적으로 따져 보았을 때 ‘올해의 가수’를 여가수가 차지한 경우는 주현미와 이수영 정도로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음원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가수들의 강세 양상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이제 다음 주면 ‘제왕’ 서태지가 돌아온다. 천하의 서태지이니 단번에 다시 가요계를 평정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가요계를 뒤덮고 있는 여왕벌 떼는 기세가 그 어느 때보다 등등하다. 서태지라도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닌 듯하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효리 다비치 엄정화 원더걸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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