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엄청난 기세로 가요판을 뒤흔든 서태지의 복귀 폭풍도 그 파괴력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다. 바로 음원 차트다. 서태지의 이번 싱글 앨범은 앨범 판매량에서는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단번에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음원 차트에서는 수록곡이 모두 순위에 진입해 있기는 해도 타이틀곡이라 할 수 있는 ‘Moai’가 1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5일 멜론 차트를 보면 ‘Moai’는 9위에 올라 있다. 다른 차트에서도 좀처럼 5위 이내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서태지라는 이름값의 무게만 보면 단번에 1위에 올라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다. 물론 서태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솔로 활동에 나서면서부터 곡 순위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음원이 가요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이후 음반과 음원 차트가 따로 노는 괴리 현상을 보이고 있고 이를 깨트리는 진정한 통합 챔피언의 등장을 서태지 같은 초거물에게 희망해 보는 이들도 상당할 듯싶다. 폭발적인 음반 판매량만큼 음원 차트에서는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은 서태지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그 저력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1990년대 가요 스타들의 공통된 현상이다. 지난해 유희열, 올해 김동률 등도 서태지와 마찬가지로 음반은 발매와 동시에 정상에 올랐지만 음원 차트 정상은 확고하게 올라서지 못했다. 엄밀히 따져 보면 좀 엉뚱한 결과이긴 하지만 90년대 활동 가수 중 올해 음원 차트 정상을 확실히 차지한 가수는 98년 핑클로 데뷔한 이효리가 유일하다. 음반과 음원 순위에 큰 갭이 생기는 90년대 거물 가수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새 음악을 발표한 후 TV 출연을 고정적으로 하지 않는다. 뒤집어 말하면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방송 활동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런 결론에도 예외는 있다. 지난 7월 복귀한 브라운아이즈는 정말 드물게도 음반과 음원 차트 정상을 동시에 차지했다. 이들도 TV 출연은 없었지만 음원 차트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브라운아이즈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이고 음원 차트 정상 정복에는 TV 출연이 필수적이라 규정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특히 인기 예능 프로그램 고정 출연 가수들의 신곡이나 예능 프로그램 삽입곡들이 최근 들어 음원 차트에서 초강세를 보이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결국 음원과 음반 차트의 분리 양상은 앞으로도 좀처럼 변화가 없을 듯하다. 90년대 가수들 중 음악성을 인정 받는 가수들은 김건모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TV 출연을 하지 않을 태세이기 때문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