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페더러, 코비를 보기 힘든 한국 올림픽 중계 방송
OSEN 기자
발행 2008.08.17 08: 40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TV 채널마다 베이징 올림픽 중계가 한창이다. 한국 방송사들의 이번 올림픽 중계 방송에서 과거와 다소 달라진 모습이 눈에 띈다. 금메달 지상주의에서 벗어나려는 태도가 그러하다. 시상식 중계나, 캐스터 해설자 스튜디오의 MC들이 멘트를 통해 은, 동메달도 금메달 못지 않은 가치가 있음을 부각시키려는 모습은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진 현상이다. 하지만 방송의 올림픽 중계 방송에는 여전히 과거를 답습하고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 그 중 가장 아쉬운 것은 중계방송의 지나친 한국 경기 편향성이다. 특별한 한국 경기가 없는 시간에는 지난 경기 재방송을 반복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올림픽은 한국 선수들의 승전보를 지켜보는 재미도 전하지만 각 종목에서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의 활약상을 대량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특별함이 있다. 그런데 한국의 중계 방송은 한국 선수들이 탈락하거나 올림픽에 진출하지 못한 종목을 거의 외면하고 있다. 메시가 뛰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8강전, NBA 스타들이 묘기를 보여주는 미국 농구 대표팀 경기, 한국이 아예 남녀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한 배구의 세계 최강국간의 대결 등은 한국 TV에서 생중계로 보기 힘들다. 테니스 스타 페더러는 이미 8강에서 탈락해 버렸지만 중계 방송을 볼 수 없는 탓에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드물다. 물론 이들의 경기가 한국의 방송 전파를 아예 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케이블채널 중 sbs스포츠채널은 그나마 아르헨티나의 축구 경기나 미국 농구 대표팀의 경기를 재방송하고 있다. 페더러와 어깨를 견주는 또 다른 테니스 스타 나달의 경기는 kbs 1TV를 통해 생중계된 적도 있다. 하지만 한국 선수가 아닌 다른 나라의 월드 스포츠 스타 경기의 생중계는 공중파와 케이블 모두를 합쳐도 극히 드문 것이 사실이다. 방송사만 탓할 일은 아니다. 공중파TV는 광고 수입이 생명이고 많은 시청자들이 한국 경기만 보고 싶어하니 이런 편성이 일견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해외 스타의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한국내의 소수자들이 일본의 공영채널인 NHK를 찾아 보는 상황은 한국 방송계가 외면해서는 안될 사실이다. NHK는 자국 선수들이 없더라도 세계 정상급 경기라면 자주 방송을 한다. 방송의 이런 노력이 스포츠 저변을 확대하고 다양한 종목에서 좋은 선수들의 탄생을 돕고 나아가 스포츠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기틀을 마련한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나라들의 경우 타국 선수들의 좋은 경기 중계 방송을 외면하지 않는 것을 보면 방송과 스포츠 선진화와는 분명 연관성이 있다. 한국의 방송사들에게 광고 수입 감소를 감당하면서까지 이런 노력을 하라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채널이 두 개이고 광고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공영방송 KBS나, 각 공중파 방송사들이 소유하고 있는 케이블 스포츠 채널들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직 대중들은 한국 경기에만 열광한다 하더라도 한국 선수들 경기의 무한 반복 재방송을 좀 줄이고 타국 선수들 경기 중계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스포츠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고 이는 방송의 공익성에도 부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아르헨티나의 공격수 리오넬 메시.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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