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메탈리카가 복귀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메탈리카는 ‘교양’이다. 록을 좋아하던 아니든, 팝 음악을 듣든 가요를 듣든, 혹은 음악감상보다는 책 읽기나 영화 보기를 좋아하든 상관 없이 메탈리카를 모른다면 스스로를 교양인이라 칭하기에 부족해 보인다. 그만큼 메탈리카가 록과 헤비메탈이라는 장르를 넘어 현대 대중 음악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고 여전히 그들의 영향력은 현재진행형이다. 물론 메탈리카가 지닌 절대적인 권능은 1990년대 후반 들어 어정쩡하게 얼터너티브를 시도했다가 원래의 음악 스타일로 멋쩍게 복귀한 후 다소 금이 가긴 했다. 하지만 지난 81년 데뷔 이후 30여 년 가까이 록의 역사를 ‘메탈리카 이전과 이후’로 나눠 놓고 있는, 이 살아있는 전설의 복귀는 여전히 수많은 록 팬들을 흥분시킬 전망이다. 메탈리카의 복귀는 미국 대중문화계의 지극한 ‘전설예우’를 떠올리게 한다. 전설을 극진히 떠받치는 마음가짐과 태도는 그런 문화가 아직은 많이 부족한 한국의 현실과 극히 대비돼 더욱 인상적이다. 메탈리카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활동에서도 한참 어린 후배 가수들과 현역으로 경쟁을 벌임과 동시에 전설에 대한 확실한 예우를 함께 받을 것이다. 메탈리카는 지난 2003년 활동 당시 케이블음악채널 MTV의 mtvICON’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메탈리카에 영향을 받은 가수들이 메탈리카의 곡을 카피하는 트리뷰트 공연 프로그램이었는데 당시 방송은 한국 연예산업 종사자들이 보기에는 충격적이었다. 메탈리카 멤버들은 마치 제왕처럼 높은 제단 위에 앉아 있고 림프비즈킷, 콘, 롭 좀비 같은 록그룹과 힙합 뮤지션 스눕도기독, 새로운 아이돌 스타 에이브릴 라빈 등이 메탈리카의 노래를 부르면서 존경을 표시했다. 리사 마리 프레슬리와 배우 션펜도 등장했었다. 놀라웠던 점은 ‘후배’ 출연진들의 위상이다. 자신들도 이미 정상에 올라 있어 다른 자리에서는 거만(?)하기 그지 없는 이들이 제단 위의 메탈리카를 우러러 보며 그들의 노래를 불러 바치는,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레이 찰스 사망 추모 공연도 비슷했다. 엘튼 존, 스티비 원더, 어셔 등 팝 음악계의 신, 구 슈퍼 스타는 물론 의외(?)의 인물인 톰 크루즈와 브루스 윌리스까지 등장했던 이 추모 공연은 활동 분야를 가리지 않고 미국 대중 문화의 슈퍼 스타들이 ‘전설예우’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그들만의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이런 마인드는 미국 대중문화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쳐 올드 스타들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다시 고참 가수들의 좋은 음악이 계속해서 발표될 수 있도록 연동되고 나아가 음악 시장의 다양성과 풍성함을 유지하는 원천 에너지로 작용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1990년대 고참 가수들이 부활하는 바람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설들의 활동이 그 이름값에 걸맞은 관심과 대우를 받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연예인들 먼저 선배들을 적극적으로 예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본인들이 그토록 원하는 ‘평생 연예 활동이 가능한 세상’이 좀더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