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지난 봄 이소라와 유희열이 동시에 라디오로 돌아오는 ‘겹경사’가 있었다. 이들은 ‘FM음악도시’라는 ‘명품’ 라디오 프로그램을 연이어 이끌었던 주인공들이다. ‘FM음악도시’는 선곡과 멘트 모두에서 일찍이 만날 수 없었던 세련된 감성을 제공했고 청취자들은 두 DJ가 전달하는 음악과 말의 품격에 매혹됐다. 이소라와 유희열은 라디오 진행/운영과 뮤지션으로서의 음악이 닮아 있는 가수다. 이들의 음악은 90년대 김현철 김동률 이적 조규찬 장필순 등과 함께 한국 가요계의 도시적이고 세련된 감성을 잘 담아냈는데 이런 음악적 성격이 ‘FM음악도시’와 닮은꼴이다. 이소라가 오는 가을 7집 새 음반을 선보인다는 소식이 들린다. ‘절대 슬픔’을 음악에서 집요하게 천착하는 유일한 가수, 여가수로는 독보적으로 발라드 록 재즈 일렉트로니카를 이미 섭렵한 프로듀서, 디바라는 말이 흔해진 이 시대에 진정한 디바인 이소라의 신보 소식은 음악팬들을 들뜨게 만들 뉴스다. 이소라의 복귀 소식은 ‘90년대 뮤지션 부활’의 첫 장을 연 유희열의 지난해 새 음반 활동을 떠올리게 하는 연상작용을 일으킨다. 좋은 뮤지션들이 아이돌과 음원의 시대를 거치면서 한동안 시장의 홀대를 받다가 다시 음악성에 걸맞은 정당한 대접을 받는 분위기를 형성한 유희열의 부활이 이소라의 새 앨범으로도 이어질 지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 유희열을 기점으로 90년대 뮤지션들이 갑자기 부활하게 된 현상에 대한 원인 분석은 쉽지 않다. 유희열에 조금 앞서 음반을 발표한 이적은, 유희열과 비슷한 위상과 음악성을 갖췄지만 유희열과 같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지는 못했기에 더더욱 유희열의 부활은 헷갈린다. 그래서 그나마 힘을 얻는 설명이 ‘FM음악도시 팬 집결론’이다. 유희열의 음반이 돌풍을 일으키게 된 것은 프로그램은 없어진 지 오래됐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 ‘FM음악도시’에 대한 충성심을 묻어뒀던 고품격 가요 선호층이 아이돌과 음원의 시대 동안 쌓였던 가요에 대한 무력감을 떨쳐 버리고 유희열의 새 음반을 계기로 집결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 해석이 옳다면 이소라의 새 음반에도 높은 관심이 쏠릴 것이다. 그리고 음악부터 벨벳 재킷까지 음반의 모든 면에 세심한 정성을 쏟고 그에 어울리는 음악적 성과도 담았던 지난 6집이 그 노력과 가치에 비해 다소 아쉬웠던 결과를 얻었던 것을 이번에는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소라는 매 음반에서, 부분적으로는 과거 자신의 음악으로 회귀하기도 했지만, 총체적으로는 새롭고 의미 있는 시도를 잊지 않으면서 뮤지션으로서의 본분을 지켜왔다. 이번 새 음반에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하다. 특히 최근 많은 감량을 한 모습이나, 지난 봄 진행을 재개한 라디오 프로그램 ‘오후의 발견’이 낮 시간이라 그런지 몰라도 과거 심야의 ‘FM음악도시’를 진행할 때 보다 훨씬 밝아진 분위기 등 이소라의 최근 변신이 새롭게 선보일 음악과도 어떤 연관이 있을 지 또한 몹시 궁금해진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