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 10만장 돌파, 아이돌 시대에도 명곡은 영원하다
OSEN 기자
발행 2008.10.12 09: 30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지난 주 한국 음반시장에는 괴이한(?) 일이 일어났다. 영화 ‘맘마미아’ OST가 판매량 10만 장을 돌파한 것이다. 그룹 아바의 명곡들이 잔뜩 담긴 이 앨범은 지난 9월초 영화 개봉과 함께 팝음악으로서는 근래에 볼 수 없었던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하더니 10일 드디어 10만 장을 넘어섰다. 음반시장이 불황의 시대에 돌입한 이후 10만 장은 과거 호황기의 100만 장에 가까운 판매고이다. 거기다 세계를 호령하는 팝스타더라도 가요가 절대 우위를 보이는 한국에서는 1만장 팔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맘마미아’ OST는 지난 9월초 영화 개봉과 함께 가요와 팝을 망라한 종합 음반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하루 판매량 1만 장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팝음반 판매고가 10만 장을 넘어선 경우, 팝 음반 판매량이 가요를 제치고 1위를 한 경우는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몇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가요가 절대 우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 음반시장 전체를 놓고 봐도 엄청난 일이다. 올해 가요에서 발표된 음반 중 10만 장을 돌파한 베스트셀러는 김동률 신화 동방신기 빅뱅 정도다. 뒤집어 보면 원더걸스 SG워너비 에픽하이 브라운아이즈 이효리 MC몽 등 현재 가요를 대표하는 가수들의 음반이 ‘맘마미아’를 이기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것도 저주받은 팝 시장인 한국에서 말이다. 10만 장 돌파 기간도 경이롭다. 이 음반은 원래 7월 발매됐지만 실제로는 영화 개봉에 맞춰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한 달 만에 10만 장을 넘어섰다. 가요에서도 10만 장을 넘어서는데 한 달밖에 걸리지 않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불황이 심해지면서 한국 음반시장은 사실상 아이돌의 세상이 됐다. 충성스런 팬이라는 확실한 구매층이 없는 한 음반 판매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됐다. 물론 지난해 토이나 올해 김동률 등 음악성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가수들 중 음반 베스트셀러를 내놓은 가수들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올해 음반 판매 10만 장을 넘어선 가수 넷 중 셋이 아이돌이다. 음반을 많이 팔 수 있는 가수는 점점 더 아이돌이 아니면 안 되는 분위기가 고착돼간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을 폄하할 필요는 없다. 최근 들어 아이돌 가수의 음반에서 음악적인 완성도가 만만치 않은 경우를 자주 만나게 되니까 말이다. 이런 ‘아이돌 세상’의 음반 시장에서 ‘맘마미아’의 성공은 바람직해 보인다. 시대를 초월하는 명곡은 한국 음반시장에서도 여전히 빅히트를 기록할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관객 300만을 돌파한 영화 ‘맘마미아’의 흥행 성공이 OST 음반 판매에 영향을 끼쳤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간 한국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외국 영화가 많았는데도 이제야 10만 장을 돌파한 팝 OST 음반이 나온 것을 보면 음반 판매가 순전히 영화의 도움 덕이라고 단순히 한정하기도 힘들다. 결국 이번 ‘맘마미아’의 사례는 명곡의 힘이 불황의 시대, 음원의 시대, 아이돌의 시대에 처했더라도 사라지지 않음을 보여줬다. 음악만 좋고 뛰어난 가수는 성공하기 힘든 시장이 됐다고 하더라도 낙담에만 빠져 있지 말고 아티스트라면, 명곡을 탄생시켜본 중견 가수라면 희망을 갖고 더욱 노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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