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아이& 메모]후임 총재와 히어로즈, 도박파문…이사회에서 해결책 찾아라
OSEN 기자
발행 2008.12.09 13: 25

신상우 총재의 후임은 누가 될까? 히어로즈는 살아남을까? 선수들의 도박 파문은?
한국 프로야구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2006년 1월 전임 박용오 총재 후임으로 선임된 신상우 총재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나 지난 11월 21일 신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히어로즈에서 삼성으로 장원삼 현금 트레이드 승인은 불가하다”고 제동을 걸면서 12월 11일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내면 그만두겠다고 밝혔습니다.
후임 총재는 누가 맡을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12월 3일 8개 구단 중 삼성과 KIA, 히어로즈 구단 사장이 빠진 가운데 5개 구단 사장들의 조찬 모임에서 이 문제가 나왔으나 “후임 총재를 논의하는 것은 아직 예의가 아니다”는 신중론과 “정치인 낙하산은 안되고 야구를 아는 신망있는 인사여야 한다”는 원칙론만 표시하는데 그쳤습니다.
프로야구를 실제적으로 운영하는 구단 대표(사장)들의 이 같은 반응은 이제까지 관례로 봐서는 당연한 몸가짐이지만 시급히 해결할 일이 잇따라 발생하는 마당에 책임자로서 지나치게 미적지근한 태도로 보입니다.
한국야구는 당장 눈앞에 닥친 히어로즈 문제, 선수 도박 파장 등이 모처럼 되살린 ‘야구 사랑’을 한순간에 날려 버릴 수 있습니다.
올 초 현대 유니콘스가 사라지면서 제8구단으로 나선 히어로즈는 재정 능력이나 운영면에서 당장 내년의 구단 존속 여부가 불투명합니다. 히어로즈 사태는 다른 7개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조속히 매듭짓지 않으면 7개 구단 전체가 커다란 타격을 받을 소지가 다분합니다.
지난 해부터 다시 일기 시작한 ‘프로야구 사랑’으로 인해 관중이 정규 시즌 300만 명 시대에서 410만 명으로 늘어나고 올해는 530만 명이라는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한데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기적적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야구붐이 업그레이드 됐는데 KBO와 구단들이 예전과 같은 자세만 유지하는 게 옳을까요?
구단과 KBO가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나서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빨리 꺼 대형 화재를 방지해야 합니다.
그러러면 KBO 이사회나 전체 구단 사장들이 빠른 시일내 모임을 갖고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최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경제 위기에 대한 말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와 기회는 항상 동반하는데 위기 때 소극적인 미봉책으로 넘어가면 장기 침체가 온다. 남대문 화재 때 초기 진화를 했으면 그런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기가 닥치면 단호한 정책이 있어야 하고 극약 처방도 서슴치 않아야 한다. 바쁜 때 처해서 한가한 짓을 할 수는 없다”는 한마디는 경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행 야구 규약에는 구단이 대표로 구성되는 KBO 이사회는 총재가 소집할 수 있으나 총재의 요구가 없어도 재적이사의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지난 26년간 프로야구 이사회는 총재만이 소집해 1년에 2~3회 열리는 것으로 그쳤으나 자리를 떠나는 신상우 총재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번에는 구단 대표들이 나서서 이사회를 조속히 소집해 히어로즈 문제와 도박 파문 등을 정리하고 후임 총재에 관한 확실한 야구계의 뜻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간담회 형식과 같은 뜨뜻미지근한 방식보다는 정식 이사회를 빨리 개최하는 게 한국야구를 발전 시키는 길입니다. 내 구단의 미래로 발전할 수 있는 히어로즈 문제와 도박 파문을 조속히 처리하지 않으면 구단 사장들과 단장들은 직무태만 내지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도 미국 메이저리그 윈터미팅과 같은 한 차원 높은 모임을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면 이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해도 자연스럽게 윈터미팅에서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메이저리그는 30개 구단 각 분야 관계자들이 매년 12월에 4일 가량 윈터미팅(Winter Meetings)을 갖습니다.
올해는 8~1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립니다. 주로 선수 트레이드를 논의하는데 홍보, 마케팅, 관리, 운영 분야에 관한 협의가 오고가고 구단주와 구단 대표들도 참석해 주요 사안을 논의, 결정합니다.
우리는 지난 2001년부터 윈터미팅을 개최하고 있으나 프런트 중간 간부들과 직원들이 참석해 향후 방안을 토론하는 정도이고 단장-사장-구단주는 참석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윈터미팅을 정례화 했으면 좋겠습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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