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가요계 ‘하우스 프로듀서 시스템’ 강세 계속될까
OSEN 기자
발행 2008.12.28 08: 52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화려했던 2008년 가요계가 저물고 있다.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다시는 한꺼번에 볼 수 없을’ 톱스타들이 한꺼번에 활동했던 2008년은 음원의 시대가 시작된 후 극심한 불황에 빠졌던 가요계가 과거 활황의 시대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한 해였다. 2008년 가요계는 ‘‘하우스 프로듀서’ 시스템이 두드러진 특징을 보이고 있다. ‘하우스 프로듀서’ 시스템이란 기획사에 가수와 프로듀서가 함께 있는 경우를 말한다. 근래에 갑작스럽게 생긴 시스템은 아니다. 1990년대를 휩쓴 김창환 사단도 이런 시스템이었고 서태지나 신승훈처럼 싱어송라이터 가수가 자신의 회사를 갖고 있는 경우도 ‘하우스 프로듀서’ 시스템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가수와 프로듀서(혹은 작곡가)가 다른 회사에 속해 있고 서로 음반을 단위로 만나서 제작 프로듀싱 계약을 맺는 방식이 가요계에 한동안 대세를 이뤘는데 이런 상황이 2007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양적인 측면에서는 가수가 외부의 프로듀서에게 앨범 제작을 의뢰하는 방식이 많다.하지만 2007년 들어 최고의 히트곡(음원) 두 곡인 ‘Tell Me’(원더걸스)와 ‘거짓말’(빅뱅)이 모두 ‘하우스 프로듀서’ 시스템을 운영 중인 회사에서 나왔고 이어 이 흐름은 2008년에 더욱 강화됐다. 2008년에는 최고의 히트 음원 리스트에 ‘So Hot’ ‘Nobody’(이상 원더걸스), ‘하루하루’(빅뱅)에다 ‘L.O.V.E.’(브라운아이드걸스)까지 가세했다. 잘 알다시피 원더걸스는 대표인 박진영이 프로듀서이고 빅뱅은 멤버 자신들과 소속사의 수많은 프로듀서들이 작업을 함께 한다. 브라운아이드걸스 역시 소속사를 이끄는 이는 최고의 히트 작곡가 중 한 명인 윤일상이다. ‘하우스 프로듀서’ 시스템은 사실상 올해의 노래를 2007, 2008 2연패했다. 앞서 언급한 곡들중에 누가 선정했든 올해의 노래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아가 올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곡들을 살펴보면 이 시스템이 얼마나 강세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빅뱅과 같은 소속사인 거미의 ‘미안해요’도 있고 앞서 살펴본 것처럼 넓은 의미의 ‘하우스 프로듀서‘ 시스템인 싱어송라이터들인 에픽하이의 ‘One’, 브라운아이즈 ‘가지마가지마’도 있다. ‘하우스 프로듀서’ 시스템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역시 음원의 시대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과거 음반의 시대에는 곡의 호감도가 좀 떨어져도 가수의 지명도에 의해 히트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음원의 시대에는 오직 곡에 의해 승부가 갈린다. 원더걸스처럼 곡이 스타를 만드는 경우도 자주 발생된다. 이렇다 보니 좋은 음원을 자주 내놓을 수 있는 시스템이 유리하다. 당연히 기획사 안에 프로듀서가 있는 경우가 기동성도 좋고 좋은 곡을 가수에게 몰아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외부 프로듀서에게 곡을 받는 경우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더 걸린다. 인기 프로듀서는 여러 가수에게 의뢰를 받기 때문에 좋은 곡이 다른 가수에게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기획사 내에 뛰어난 프로듀서만 있다면 신속하게 연달아 좋은 곡을 내놓을 수 있다. 거기다 원더걸스나 빅뱅처럼 곡의 기획 단계부터 패션이나 활동 컨셉 등에 대한 총체적인 마케팅 계획을 세워 탄탄한 구성으로 남들보다 돋보이게 활동에 나설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런 ‘하우스 프로듀서’ 시스템은 아무 기획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박진영이나 윤일상처럼 빼어난 프로듀서가 회사를 이끌거나 YG처럼 몇 년 동안 계속해서 프로듀서 재목을 영입하고 키워온 기획사만이 가능한 일이다. 2009년에도 여전히 음원의 시대가 지속될 것이고 가수가 누구냐 보다 곡이 귀에 팍 박히냐가 히트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임에 분명하므로 ‘하우스 프로듀서’ 시스템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다. 이제 기획사들은 가수 못지 않게 프로듀서도 키우는 장기 플랜을 운영해야 할 지를 고민해야 될 시점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김창환과 김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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