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락의 화려한 복귀, 예능계 판도 바꿀 계기 되나
OSEN 기자
발행 2009.01.11 09: 23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사실 최양락은 1980, 90년대 전성기 시절에 ‘이단아’적인 느낌이 강했다. 당시 콩트 코미디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짜여진 틀을 뛰어 넘어 순간적인 애드립이나 상황 설정이 능수능란했던 데다 개그 스타일이 공격적이고 엉뚱한 느낌이 강했다. 토크를 기반으로 한 현재의 예능계가 필요로 하는 특성을 남들보다 앞서 갖추고 있었지만 라디오 속으로 자신 만의 왕국을 만들면서 은둔해 있었던 그가 다시 TV로 돌아왔다. 최양락의 복귀가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야심만만’ ‘명랑히어로’ 등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빵빵 터지고’ 있다. 단순히 올드팬들의 관심을 되살린 것이라면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겠지만 그를 몰랐던 10대, 20대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방송에 등장할 때마다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프로그램 게시판이나 10, 20대들이 모이는 대형 연예 게시판에 최양락에 대한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방송에 등장한 직후에 보면 현재 예능의 제왕들인 유재석 강호동 못지 않은 관심이 모아진다. 최양락은 80, 90년대 예능계의 왕들 중 하나였다. ‘왕중의 왕’인 고 이주일이 있었지만 바로 그 아래 KBS의 심형래, 고 김형곤, MBC의 김병조 주병진 이경규 등과 함께 톱으로 군림했다. ‘고독한 사냥꾼’ ‘네로 25시’ ‘남 그리고 여’ ‘괜찮아유’ 등 몸담는 코너마다 빅히트를 기록하며 KBS의 ‘유머일번지’ ‘쇼, 비디오자키’ 등을 인기 프로그램으로 만들었고 SBS 개국 후 이적하면서 ‘좋은 친구들’ ‘웃으며 삽시다’ ‘꾸러기 대행진’ 등을 이끌었다. 최양락은 2000년대 들어 MBC에서 ‘알까기’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이후 본인이 TV 예능 복귀를 그리 원치 않았다. 지난해 여름 ‘웃찾사’를 통해 잠시 복귀를 시도했다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가 이번에 토크쇼를 통해 다시 화려한 복귀가 시작된 것이다. 사실 최양락이 복귀를 그지 원하지 않았던 것이나 ‘웃찾사’를 선택했다가 흐지부지된 것은 모두 본인의 전성기 시절 트렌드였던 콩트 개그에 집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콩트 코미디 시절 스타였음에도 불구하고 최양락은 현재 버라이어티의 대세인 토크 개그에 더 어울리는 기량을 갖고 있다. 거기다 최양락이 익숙한 콩트 개그는 현재 과거와는 크게 달라져 있다. 그러다 보니 최양락의 진가는 ‘야심만만’에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최양락의 복귀가 단순한 ‘노장의 재발견’에 머물지 않고 현재 예능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현재 유재석 강호동 ‘투 엠씨’ 체제의 버라이어티와 ‘개콘’으로 상징되는 콩트 코미디 양 진영에 노장 예능인들이 설 자리가 없는데 이런 풍토가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젊은 예능인들도 바라는 바일 것이다. 40대 이후 대중의 관심 밖으로 내몰리는 선배 예능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경규 혼자 고군분투하며 지켜내던 노장 예능인들의 영역은 최근 이경규도 슬럼프를 겪으면서 완전히 고사될 위기를 맞고 있다. 그나마 이경규는 최신 예능 트렌드에 발을 맞추면서 톱 MC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노장 예능인들은 새로운 주 시청자 층의 기호와 어긋나는 과거 개그 스타일에서 고착돼 있다가 거의 멸종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트렌드에 맞춰 큰 웃음을 터트릴 수 있는 최양락이 자신의 프로그램을 다시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면 이는 노장 예능인들이 현 예능계에서 자신들이 영역을 다시 확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야심만만’이 일회성 출연자였던 최양락의 진가를 파악하고 발 빠르게 고정 MC로 자리를 마련했다.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는 최양락이 자신의 복귀 뿐 아니라 예능계의 판도를 바꿔 노장 예능인들의 귀환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지켜보는 일은 흥미로울 것 같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