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아이& 메모]‘불혹’의 전준호, ‘경이로운 존재’를 증명하다
OSEN 기자
발행 2009.01.13 08: 52

나이들어 연봉이 대폭 깎이면 좀처럼 예전과 같은 좋은 기량을 보이기 힘든 게 프로야구의 속성입니다.
우리 나이 마흔이던 지난 해 초 전준호(히어로즈 외야수)는 전해 연봉 2억5000만 원에서 무려 72%가 삭감된 7000만 원에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뼈아픈 수모를 겪은 전준호였으나 지난 해 114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 도루 16개를 기록하며 전과 다름없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개인통산 최다 3루타 100개 달성, 역대 최다경기(2070 경기) 및 최다 도루(548개) 연장, 양준혁에 이어 두 번째로 2000 안타 고지에 오르는 등 화려한 대기록도 수립했습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 대부분 내리막길을 걸어가고 이로 인해 연봉이 30% 이상 깎이는 선수가 매년 두어 명씩 나오는데 전준호처럼 꾸준한 모습을 보인 선수는 아마도 처음인 듯 싶습니다.
“돌연변이”라는 소리도 들을만한 대단한 근성의 전준호는 본래 ‘독사’ ‘대도’ ‘성실함의 대명사’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올해도 “한 경기라도, 한 타석이라도 나갈 수 있으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며 2009 시즌을 대비해 지난 1월 9일부터 경기도 원당구장에서 합동훈련에 들어가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 올해 재계약을 지난 8일에 맺었는데 7000만 원에서 1억6000만 원으로 올라 힘이 나는가?
▲ 2년 전(2억5000만 원)보다는 적지만 사인을 마쳤으니 내용이나 액수는 다 잊고 올해 잘 하는데 정신을 집중 시키겠다.
- 만 40살이 되었는데 몸은 어떤지, 그리고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 작년처럼 100 경기 이상 출장하면 좋겠지만 일단 내 몸을 최상으로 만들어 한 경기를 내보내 주어도 최선을 다해서 뛰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몸 상태는 물론 예전만큼은 되지 않으나 아주 좋고 꾸준히 재활운동을 하고 있다.(전준호는 프로 18년동안 2000년에 어깨 수술을 한차례 받았을 뿐 건재하다) 아직은 팀에서 내가 할 몫이 분명히 있다고 확신한다.
(현역 선수로 전준호보다 연상은 송진우(43. 한화) 김동수(41. 히어로즈) 2명이 있고 같은 연배로는 양준혁(40. 삼성)과 은퇴한 박정태(롯데 코치) 송구홍(LG 코치) 등이 있으며 바로 아래로 마해영(39. 전 롯데) 등이 있다.)
- 얼마전 한화에서 잘하던 클락이 새로 들어오고 브룸바가 아킬레스건 치료를 마치고 외야 자리에 복귀한다고 하는데 외야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더구나 이택근, 송지만 등도 같은 포지션이어서 선발 출장이 쉽지 않을 것 같다.
▲ 잘 알고 있다. 외야 주전 자리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팀에서는 전준호를 지명타자나 대타자로 기용할 생각도 하고 있다). 어쨌든 한 타석이라도 내보내 주면 최선을 다해 안타를 때리든지 출루하고 앞의 주자를 진루 시키는 게 목표다. 그리고 아직은 뛰는 게 괜찮으니 도루도 지난 해(16개)보다 더 많이 할 작정이다.
- 더 많이 달리고, 빨리 뛰겠다고 하니 3루타가 생각난다. 개인 통산 3루타를 최초로 100개 기록했다. 홈런보다 힘들다는 3루타를 어떻게 다량으로 생산할 수 있었나?
▲ 꼭 달성하고 싶었던 3루타 100개를 작년 시즌 거의 마지막 경기에서 수립해 기쁘다. 지난 해는 3루타를 5개 기록했는데 20~30대 때는 연간 10개 안팎을 기록했다. 3루타는 물론 빠른 발이 따라야 한다. 전에는 100m를 11초대에 달렸으나 요즘은 조금 느려졌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안타를 때리고 1루를 돌 때 첫발의 방향과 보폭, 그리고 내 자신이 3루까지 도전하겠다는 정신력이 필요하다.
천일평 OSEN 편집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