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올 8월 부산 사직구장에서 일본 프로야구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교류전을 열기로 해 처음으로 단일 구단이 외국 팀과 정기전을 개최하게 됐습니다.
롯데 이상구 단장은 지난 1월 30일 “한-일 스포츠 관광 진흥을 위해 소프트뱅크와 정기적으로 교류전을 열기로 합의했다”면서 “올해는 8월 1일 오후 4시 사직구장에서 두 팀이 경기를 벌이기로 했고 내년에는 11월이나 내후년 3월에 후쿠오카돔에서 방문 경기를 연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장은 “이 교류전은 부산 MBC 방송 창사 50주년과 부산시와 후쿠오카시의 자매결연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부산 MBC가 기획한 것”이라면서 “올해 사직구장 경기는 1군은 부득이 후반기 시즌 중이어서 2군이 나서고 소프트뱅크팀도 2군이 출전하지만 내년 일본에서 경기는 1군들이 총출동키로 했다”고 교류전 내용을 전했습니다.
올해 사직구장 경기는 2군이 출전하기 때문에 롯데는 팬들에게 초대권을 발행하여 무료로 치를 예정이며 총 2박3일간 각종 행사에서 나온 수익금은 유소년 발전 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단일 구단이 해외의 프로팀과 정기적으로 교류전을 벌이기로 한 것은 처음입니다.
야구는 국내에서 최고 인기 종목으로 자리 잡았으나 국제대회나 교류전은 너무 적습니다. 축구가 활발한 국제대회와 교류전, 평가전을 펼치는 데 비해 야구는 단일 팀의 경우 기껏해야 해외 전지훈련을 가서 외국 팀과 연습경기를 벌이거나 한 해 챔피언이 되어야 외국 팀과 대결할 기회를 갖는 게 고작입니다.
프로야구 27년동안 국제 교류전을 처음으로 벌인 것은 지난 1982년에 삼성의 이건희 구단주가 미국 애틀랜타 브레이브스팀과 더블A 올스타팀을 초청해 행크 아론이 한국 올스타팀과 10월 16일 잠실구장에서 친선전을 펼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후 국제대회 참가는 일본의 주니치 구단이 주관해 한-일 국교 수립 25주년과 한국 프로야구 10주년 기념행사로 1991년 한-일 프로야구 슈퍼게임을 발족 시켜 4년마다 개최해 1999년까지 양국의 프로 올스타와 일본의 명문팀이 출전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일 슈퍼게임이 세 차례만 거행되고 중단되자 일본야구기구 주최로 2005년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 4개국 챔피언 아시아시리즈가 매년 열려 삼성과 SK가 두 번씩 참가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시리즈는 처음 후원을 맡았던 일본의 코나미 화장품 회사가 3년간 상당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해부터는 손을 떼 올해 대회는 무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롯데의 이번 소프트뱅크와 정기 교류전은 만일 아시아 시리즈가 중단돼도 한-일 프로야구를 잇는 몫을 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다른 구단도 일본 프로와 교류전이나 정기전을 추진할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인천시는 ‘인천 방문의 해’를 기념키 위해 프로축구팀과 프로야구팀의 해외팀의 친선전도 마련하고 있으나 아직은 야구 지역 연고팀인 SK와 협의가 되지 않아 유동적입니다.
비와 추운 날씨에 취약한 야구는 10월 이후에 교류전이나 국제대회를 개최하려면 돔구장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6개의 돔구장이 있는 일본과 달리 한 군데도 없는 우리 실정으로는 이번 롯데와 소프트뱅크의 교류전 시작이 돔구장 건립의 촉진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4년 전 한국은 아시아 시리즈를 시작할 때 대회 주관측과 협의하면서 아시아 시리즈를 각국이 순번제로 개최하자는 원칙에 동의하면서 국내에 돔구장을 건립해 2012년이나 2013년에는 한국 개최가 용이하다고 큰소리 치기도 했고 2006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아시아 지역 예선전을 거행할 때도 2012년께 돔구장을 국내에 건설해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안산, 성남 등지에서 세울 것으로 약속했던 돔구장은 감감무소식입니다.
이번 롯데-소프트뱅크의 교류전을 시작으로 다른 구단도 해외팀과 친선전을 펼치면서 돔구장 건설이 가속화 됐으면 좋겠습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