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윈슬렛, 오스카를 안기까지
OSEN 기자
발행 2009.03.04 14: 25

[달팽이의 영화와 배우] 타이타닉(97’) 각 시대에는 혹은 매년 흥행이 보장된 영화가 있다. 작년에 ‘다크 나이트’(08’)가 그랬으며 그 전 해에는 ‘트랜스 포머’(08’)가 그랬다. 아무리 봐도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영화가 있다. 그리고 1997 세기 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소문이 무성하던 그 때는 ‘타이타닉’(97’)이 바로 그런 영화였다. 제임스 카메론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리고 장황한 러브 스토리,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던 이 영화는 영화의 여 주인공으로 ‘센스 센서빌리티’(95’)로 막 주목받기 시작한 영국의 여배우 케이트 윈슬렛을 선택한다. 말이 필요없는 성공이었다. ‘타이타닉’(97’)의 흥행 기록은 12년이 지난 지금에도 깨지지 않고 있으며, ‘타이타닉’(97’)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다. 그리고 22살의 영국 여배우는 ‘센스 센서빌리티’(95’)에 이어서 2번째로 아카데미에 후보로 올랐다. 정말 말할 것없는 최고의 해였을 것이다. 역사상 가장 흥행한 영화의 여 주인공이자 22살에 벌써 아카데미 상에 후보로 2번이나 지명된 여배우. 흥행성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여배우. 영국의 여배우는 그렇게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터널 선샤인(04’) ‘타이타닉’(97’) 이 후 극장가를 점령할 것처럼 보였던 케이트 윈슬렛은 우리의 기억속에서 빠르게 사라져갔다. 가장 큰 이유는 그녀 자신이 대중적인 영화에 출연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이리스’(01’)나 ‘퀼스’(00’)와 같은 영화는 비평가들에게는 찬사를 받았지만, 흥행면으로는 외면을 받았다. 그렇게 많은 이들의 기억속에서 빠르게 사라져가던 케이트 윈슬렛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이터널 선샤인’(04’)이라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부터였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터널 선샤인’(04’)은 케이트 윈슬렛의 영화는 아니었다. 한국의 장진감독 못지않은 매니아 층을 이끌고 있던 프랑스의 미셸 공드리 감독의 헐리우드 진출작으로 더 알려진 영화였다. 미셸 공드리의 첫 헐리우드 나들이는 대 성공이었으며, ‘이터널 선샤인’(04’)은 큰 흥행은 하지 못했지만 그의 매니아 층을 전 세계적으로 넓혀 놓았다. 미셸 공드리와 짐 캐리의 만남이라는 이 불안정한 방정식에서 균형을 잡아준 것은 케이트 윈슬렛이었다. 파란 머리로의 염색도 불사한 그녀의 연기는 ‘타이타닉’(97’)의 그것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매니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이 영화는 제작비의 2배가 넘는 극장 수익을 올렸으며, DVD 시장에서 더 큰 선전을 했다. 그리고 케이트 윈슬렛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후보에 4번째로 오르게 되었다.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08’) 2005년 케이트 윈슬렛은 ‘엑스트라(Extras)’라는 영국의 시트콤에 카메오 출연을 한 적이 있는데, 여기서 그녀는 아카데미 상을 받기위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여배우 케이트 윈슬렛으로 출연해 많은 웃음을 선사했다. 수녀로 영화에 출연하는 역이었던 그녀는 시트콤의 주인공과의 대화에서 지금까지 4번이나 후보에 올랐지만 한 번도 수상은 하지 못했다며, 아무래도 아카데미는 장애인 역활이나 전쟁 희생자 역활을 해야 탈 수 있을거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시트콤의 주인공에게 이번에는 나치에게 억압받는 수녀역이니 분명 아카데미를 수상할거라고 이야기 하는 장면이 있다. 그리고 2008년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더 리더’(08’)라는 영화로 세계 대전의 희생자 역활을 맡게 된다. 평단의 엄청난 지지를 얻은 이 영화는 케이트 윈슬렛을 6번째로 아카데미 후보에 지명되게 하며, 결국에는 그녀에게 첫 오스카 수상의 영광을 선사했다. 3년전 한 영국의 시트콤에서 했던 뼈있는 농담이 웃지못할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35, 꾸밈없고 솔직한 배우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 인생은 이제야 출발선에 놓였을 뿐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두려움 없이 연기 변신을 해가는 그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 이승용 해외영화블로거]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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