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임창정이 아이들 가수가 된 느낌이다. 6년 만의 가수 복귀곡 ‘오랜만이야’의 가파른 차트 상승세가 그렇다는 말이다. 곡이 발표된 지 일주일도 안 돼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 정상정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벅스에서는 이미 1위에 올랐고 나머지 차트에서도 5위 전후에 올라 1위 자리를 넘보는 가장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실 음원 차트에서 이런 상승세는 몇 년 전부터 아이들 가수가 아니면 보여주기 힘들었다. 곡이 인기를 끌도록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는 탄탄한 팬층이 있고 음원 시장의 주 소비층이 10대와 20대 초반 위주로 변하면서 차트의 급상승 곡을 내놓을 수 있는 가수는 아이들 가수만이 남게 되었다. 지난 해부터 토이를 시작으로 고참 가수들이 부활하는 모습을 잇따라 보여줬다. 하지만 이들도 음원 차트에서의 상승세는 다소 완만한 편이었고 정상을 차지한 경우는 드물었다. 음원 보다는 음반 쪽에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부활한 고참 가수 부류에 속할 임창정은 다르다. 사실 임창정에 대한 현재의 반응은 오랜만에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가수 은퇴를 선언하기 직전 내놓은 두 장의 음반 활동 때보다 더 뜨겁다. 9집은 2002년 월드컵의 폭발적인 열기를 감안하지 못하고 대회 시기에 내놓았다가 20만 장 정도 팔리기는 했지만 활동을 접고 응원을 다니기로 했을 만큼 기대에 못 미쳤다. 활동을 마치고 가수 은퇴를 선언했던 10집 역시 ‘소주 한 잔’이란 빼어난 발라드곡을 타이틀곡으로 활동에 나섰지만 당시 분위기는 각종 차트 1위를 석권했던 이전 앨범 활동 당시나 현재 ‘오랜만이야’의 급상승세에 비해서는 덜 뜨거웠다. 결국 현재 ‘오랜만이야’의 폭발적인 인기는 ‘Love affair’나 ‘늑대와 함께 춤을’ 등을 부르던 가수 최전성기로 임창정을 되돌려 놓은 느낌이다. 임창정의 화려한 가수 복귀는 단순히 한 개인의 재기 성공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요 시장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고참 가수들의 성공적인 복귀가 음반 차원에서 그쳐서 아쉬웠던 부분을 극복하고 음원 차원에서도 성공이 가능하다는 증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 가요 발라드의 부활이라는 점에서도 반가운 측면이 있다. R&B 열풍이 가요계를 장악한 이후 전통적인 가요 발라드를 부르던 가수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라드 장르의 획일화에 제동을 건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무엇보다도 가수 나이가 10대나 20대 초반이 아니더라도, 예쁘장한 외모를 갖추지 않고 있더라도 노래 잘 하는 가수는 언제든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든다는 점에서 임창정의 성공은 바람직하다. 임창정은 배우 출신이라는 점에 가려서 그렇지 노래를 아주 잘 하는 가수다. 감정 전달 능력과 호소력에 있어 어떤 전문 가수 못지 않은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노래를 맛깔 나게 하는 가수다. 발언을 번복하는 연예인은 비난을 받지만 임창정의 ‘가수 은퇴 선언’ 번복만은 예외인 듯 싶다. 이번 부활의 성공을 발판으로 앞으로도 좋은 노래 계속 들려주면서 40대, 50대까지 현역으로 히트곡을 내는 가수로 활동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