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 일본 상륙, 한류 2.0 시대 도화선 될까
OSEN 기자
발행 2009.04.19 08: 43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일본에 상륙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원작이 일본 만화이니 역수출을 시작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일본의 한류 케이블 채널 엠넷 재팬을 통해 방송에 들어갔고 이에 맞춰 주인공들이 일본을 방문해 프로모션을 가졌다. ‘꽃남’의 일본 진출은 다른 한류와는 차별화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런 차별성은 ‘꽃남’이 최근 기세가 꺾인 한류를 되살리고 나아가 한류가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하는, ‘일본 한류 2.0시대’를 열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든다. 최근의 한류는 4대 천왕의 독점 시대를 지나 다양한 층위의 많은 한류 스타가 탄생하면서 산업화, 체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드라마의 일본 내 히트작이 크게 줄어들면서 위기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꽃남’은 기존 한류 드라마와 다른 특징을 갖추고 있어 이 드라마가 한류 부흥의 반전 계기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꽃남’은 일본 원작에 한국에서도 대히트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여타 한류 드라마와 다르다. 원작이 일본 작품이면서 한국에서 대성공한 드라마는 흔치 않다. ‘하얀거탑’이나 ‘연애시대’처럼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은 있지만 시청률 30%를 넘긴 대박 드라마는 찾아 보기 힘들다. ‘일본 원작’과 ’한국 내 높은 시청률’이라는 두 가지 특징은 한류 드라마의 일본 진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원본이 일본 작품일 경우 일본 시청자들이 익숙해 접근하기에 부담이 적고 한국에서의 성공 여부도 일본 시청자들이 한류 드라마를 챙겨 보는데 있어 중요한 참고 사항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둘을 모두 갖춘 ‘꽃남’은 일본에 안착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 특히 ‘꽃남’이 일본에서 성공한 기존의 한류 드라마와 단순히 같은 차원에 머물지 않고 한류 자체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기대작으로 지켜보게 되는 까닭은 ‘꽃남’이 한류의 숙원인 일본 청년층 팬 확보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류는 일본 중년층이 팬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었다. 한류가 더 성장해 일본 대중문화의 주류 트렌드 중 한 갈래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최근의 상승세 정체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젊은 팬을 확보하는 것이 절대 과제였다. ‘꽃남’은 일본에서도 최근 드라마로 제작, 방송돼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일본 ‘꽃남’의 시청자들은 젊은 층이 많았다. 이 젊은 시청자들이 한국에서 수출돼 온 ‘꽃남’에 대해서는 다른 한류 드라마에 대해서 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이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 잡을 수 있다면 한류가 일본 젊은 층으로 확산되는데 ‘꽃남’이 교두보 노릇을 하게 된다. 이런 ‘꽃남’의 차별화된 가능성은 이번 일본 진출에서 보여준 ‘꽃남’에 대한 대우에서도 느껴진다. 첫 팬미팅에 수 천 명이 모이고 웬만한 한류 스타가 아니면 출연을 상상도 할 수 없는 TBS '사카스상'과 후지 TV ‘스마스마’에 출연 요청이 왔다. 사실 이런 일본 체류 일정은 한류 톱스타들이 출연한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다. 드라마 방송 스케줄도 그렇다. 케이블 방송 일정과 공중파 방송 일정이 일본 진출 이전에 이미 계획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대개의 한국 드라마는 케이블을 돌고 좋은 반응을 얻어야 공중파로 진출하지만 ‘꽃남’은 한번에 케이블과 공중파 방영 일정을 잡아냈다. ‘꽃남’은 일본 한류의 새 시대를 여는데 기여할 만한 남다른 특징을 갖고 있고 지금까지의 일본 진출 진행 상황도 순조롭다. 작품 자체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한국의 열악한 방송 제작 현실 때문에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 약점을 갖고 있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향후 일본 프로모션도 잘 준비해 한류의 새 장을 여는 드라마로 남기를 바라게 된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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